[제조업4.0] 대기업만 바라보면 新제조업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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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주도 신제조업 시대에는 대기업 분해 가능성
대기업-중소기업 전속거래가 기업 자생력 갉아먹어

제조업 생산 현장충남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공장에서 근로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각국의 신제조업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제조 강국 한국의 입지가 흔들리고있다.

전통적 제조업에서 한국은 중간 정도 기술 수준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국제 경쟁력을 한동안 유지해 왔으나 '신제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국의 제품들은 가격도 싸지 않으면서 품질은 어정쩡한 것이 돼버렸다. 이미 중국에도 뒤쳐졌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신제조업 시대의 돌파구를 열 것인가?

전문가들은 우선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신제조업 시대의 핵심으로 불리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플랫폼 등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미 미국 등 선도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분야 인재도 부족한 상황에서 선도국 기업과 똑같은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은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

서강대학교 김용진 교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 그쪽으로 가서는 (현재로서는)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한국이 살 길은 신제조 공정을 효율화, 모듈화, 표준화해서 온디맨드 생산(개별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생산)으로 간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밝혔다.

건국대학교 임채성 교수도 "빅데이터만 생각하면 좌절할 수 밖에 없다"며 "빅데이터가 없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고 그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면 사올 수도 있고 없어도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며 "우리에게 남은 것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재빨리 파악해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제조업 선도국은 이미 버스를 타고 떠났는데 그들이 섰던 출발선에서 똑같은 속도로 달리기 시작해서는 영원히 따라 잡을 수 없는만큼 출발선을 달리 하거나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방법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기업과 학계와 정부가 이 방법을 창의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대기업-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전속거래'를 극복해야 한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전속거래가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갉아 먹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불황으로 대기업의 낙수효과가 사라지게 되면 중소기업은 존폐의 위기를 맞게 된다.

서울대학교 박상인 교수는 "한국은 고부가가치의 중간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별로 없는 것이 현재 제조업 위기의 본질"이라며 "재벌, 대기업 주임의 하청관계, 전속계약 관계가 형성되면서 중간재 산업에서 경쟁이 없어졌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현대차의 경우 2015년 전까지 잘 나갔던 이유는 (하청업체에 대한) '단가 후려치기'에서 온 가격 경쟁력 때문이었다"며 "그렇다 보니 현대기아차도, 하청업체도 혁신에 대한 유인이 별로 없었다"고 밝힌 뒤 "R&D에서 뒤지다 보니 갑자기 최근 나타나는 미래차, 커넥티드카 등에서 경쟁력을 급격히 잃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속거래 관행을 해체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R&D 역량이나 글로벌 기술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막무가내식 지원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강대 김용진 교수는 "현재의 중소기업들은 전속거래로 인해 사실 경쟁력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개별적인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해도 R&D를 하지도 하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개별 기업 지원 대신 중소기업 협동조합 등의 방식으로 이들을 묶어 지원하면 대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고 산하 개별 중소기업도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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