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서지현 검사는 29일 자신의 성폭력 피해 고발로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지 정확히 1년이 되는 이날 '피해자는 피해자다움이 아닌 누구보다 행복해져야 한다'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는 이날 서 검사를 비롯 각계 각층 미투 운동을 벌여나간 활동가들을 불러 국회에서 좌담회를 개최했다.
서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이 1심 판결에서 유죄를 받은 것과 관련 "추행이 있은지 8년 3개월, 인사보복 3년 5개월만에 1심 선고가 내려졌다"며 "진실 밝히는 것은 멀고 험했다. 생명위험했지만 검사로서 피해자로서 진실 밝혀져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폭로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무것도 바라는 것은 없었다. 검찰은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폭로가 있은 뒤 이어졌던 조직의 은폐와 2차 가해, 성폭력 피해를 흥미위주로 소비하는 언론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이어 서 검사는 "피해자는 누구보다 행복해져야 한다"며 "가해자야 말로 범죄자 다움 장착하셨으면 좋겠다"며 "가해자 제대로 처벌하라는 것, 피해자를 보호하라는 것이 미투다. 피해자 틀어막은 공동체는 이제 작별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회의를 개최한 여성폭력근절특위 정춘숙 위원장은 "작년 오늘은 한국 여성운동사에 길이 남은 날"이라며 "서지현 검사를 시작해 용기, 말한마디로 여성폭력 문제가 드러났고, 본질이 되는 우리 사회 문제점이 드러난 한 해 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국회에서 145건이 넘는 법안이 쏟아지는데 35건밖에 통과되지 못해 안타까움이 남았다"면서 "함께 성폭력 문제를 짚어보고 어떻게 극복할지 구체적인 대안마련을 위해 이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호중 교수는 전문가로 참석해 국회의 형량 강화 위주의 '미투 입법'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입법이 형량강화"라며 "가장 효과를 담보하지 못하면서 보여주기식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투 운동이 다양한 영역에서 전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성폭력의 가장 근본적 인권침해 지점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사회 인식 변화를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수원지방검찰청 서 부부장 검사를 비롯 연극계 미투를 고발한 송원씨, 스쿨미투 운동을 별였던 양지혜씨, 체육계 성폭력을 고발한 젊은빙상인연대 여준형씨와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전문가로는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호중 교수, 한국성폭력 상담소 이미경 소장, 미투 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김영순 대표가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