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이한형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오는 3월 1일 문을 여는 수원고등법원과 수원가정법원의 법원장으로 김주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박종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각각 임명하는 등 취임 후 두 번째 고위법관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김 대법원장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김주현 신임 수원고등법원장은 법관 연구모임인 헌법연구회장을 지내는 등 대표적 헌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2006년 서울중앙지법 환경전담 재판부의 재판장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해 공해유발자의 책임을 인정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박종택 신임 수원가정법원장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동안 서울가정법원에서 가사소년 전문법관으로 근무하며 가사사건 경험이 풍부해 수원가정법원장에 적임자로 꼽힌다.
김 대법원장은 또 법원장 인사 과정에서 수평적‧민주적 요소를 도입하는 차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시범실시했다.
이에 따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대구지법원장으로 임명했다.
다만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시범실시된 의정부지법은 후보로 추천된 신진화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대신 장준현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를 법원장에 보임했다.
김 대법원장은 "신 부장판사의 성품과 법원 내외의 평판 등에 비춰 법원장 후보로 손색이 없었다"면서도 "의정부지법의 사법행정사무에 비춰 상당한 정도의 재직기간과 재판 및 사법행정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의 확고한 추진을 위해 새롭게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임명하지 않고, 추후 고등법원 판사 인사를 통해 부장판사를 충원할 방침이다.
특히 중요보직으로 꼽히는 △대법원장 비서실장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민사제2수석 부장판사 △인천‧수원‧대전‧대구지법 수석부장판사 등도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임명했던 과거와 달리 지방법원 부장판사 인사를 통해 보임할 예정이다.
또 법원장이 승진이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순환보직제'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김문석 서울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장 △조영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대구고법원장 △이강원 서울고법 부장판사→부산고법원장 등의 인사를 내고, △이균용 서울남부지법원장 △노태악 서울북부지법원장 △정종관 의정부지법원장 △김용빈 춘천지법원장 △김찬돈 대구지법원장 △이광만 부산지법원장 △박효관 창원지법원장 등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관련해 최완주 서울고법원장, 황한식 부산고법원장, 성백현 서울가정법원장 등 법원장 3명은 원로법관으로 지명돼 1심에서 소액사건 등의 재판을 맡게 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륜 높고 원숙한 법관들이 국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1심 소액재판 등을 담당해 사법서비스의 질과 국민의 재판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