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직원 폭행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갑질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자신의 범죄 사실을 축소·은폐하려는 목적으로 부하직원에 허위사실을 자백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열린 양 회장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양 회장 전 부인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는 등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모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전씨는 변호인을 통해 "양 회장 전 부인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캡쳐하거나 저장해 양진호에 공유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지원인터넷서비스(양진호 소유)의 법무이사의 강요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가 허위자백을 한 이유에 대해 묻자 "양진호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허위 진술을 강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거부하면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양진호측의 지시를 거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 회장의 첫 심리는 변호사 선임 문제로 연기됐다. 양 회장은 변호인 없이 재판에 출석했다.
이에 재판부가 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고 양 회장은 "변호인이 집안에 피치 못할 일이 있어 사임했다. 속히 사설 변호인을 새로 구하겠다"고 답했다.
양 회장은 공소사실과 관련한 변론 방향에 대해서는 "변호인을 선임해서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재판부는 양 회장의 변호사 선임과 검찰의 인사 등을 고려, 첫 공판기일을 다음 달 21일 오전 11시로 미뤘다.
양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출석한 부하직원 등 5명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짓는 등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5일 구속기소 된 양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강간, 강요, 상습폭행,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6가지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30일 자신의 처와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대학교수를 감금, 폭행한 혐의(공동상해 등)로 양 회장을 불구속기소 해 이번 재판에 병합됐다.
검찰은 양 회장이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으로 불법 음란물 유통을 주도한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과 공조해 보완 수사를 진행 중이라 기소한 범죄사실에서는 일단 제외했다.
이날 공범 혐의로 출석한 부하직원 5명은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