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 시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2월 1일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까지 아직 일주일 이상 남았지만 벌써 각 구단 주축 선수들은 캠프지로 떠났거나 떠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 선수 17명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로 떠났다.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베테랑의 품격을 보인 박정권·김강민과 간판 투수로 자리매김한 문승원·박종훈·김태훈 등이 본진보다 일주일 먼저 출국길에 올랐다.
신임 사령탑 이강철 감독과 함께 올 시즌 비상을 꿈꾸는 kt wiz의 김재윤, 주권, 장성우, 신병률 4명도 이날 미국 애리조나로 먼저 출발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LG 트윈스가 최고참 박용택을 비롯해 무려 20명의 선수가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대규모 선발대를 보낸 SK와 LG는 1, 2차로 나눠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한다.
SK의 경우 1차는 플로리다주 베로비치(1월 30∼2월 24일), 2차는 일본 오키나와(2월 26∼3월 10일)에서 진행한다.
LG는 호주 블랙타운(1월 31∼2월 23일)을 거쳐 오키나와(2월 25∼3월 9일)에서 담금질을 마친다.
1차 스프링캠프지에서 훈련하는 기간은 3주 남짓이고, 두 팀 모두 장시간 비행해야 하는 데다 SK는 시차 부담까지 있다.
이에 먼저 이동해서 현지 적응을 통해 2월 1일부터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100% 몸 컨디션으로 훈련에 들어가겠다는 선수들이 상당수다.
12∼1월 두 달간은 원칙적으로 비활동기간으로 단체 훈련이 금지되지만, 능동적인 선수들은 이에 얽매이지 않는다.
구단에서도 막을 이유가 없다. '조기 출국조'는 본진이 도착할 때까지 숙식을 자비로 해결한다.
구단에서 굳이 비용을 대지 않아도 되고, 선수들이 먼저 출국해서 현지 적응을 마치면 훈련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에 구단도 내심 반기는 눈치다.
사실 비활동기간 원칙은 깨진 지 한참이다.
이제 각 구단에는 1월부터 자율적으로 훈련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전, 주전급 선수 상당수가 국외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국내에 머문 선수들도 구단 실내 훈련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신인 선수들은 구단이 마련해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 손아섭, 송승준, 오현택 등 주축 선수들이 일본, 필리핀, 미국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개인 훈련을 했다.
이들은 28일 열리는 김종인 신임 대표 취임식에 맞춰 국내로 돌아온 뒤 1차 스프링캠프지인 대만 가오슝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제는 12월 한 달만 쉬고 1월부터 몸을 만드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144경기의 긴 시즌을 치르려면 일찍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선수들 본인이 느끼고 있다.
이미 캠프가 시작된 가운데 각 구단 본진은 30∼31일 스프링캠프지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