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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이형 보고 있죠?" 벤투호는 원팀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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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왼쪽)과 황희찬. (사진=연합뉴스)

 

전반 43분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오른쪽으로 내준 공을 이용(전북)이 크로스로 연결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달려들자 골키퍼가 공을 쳐냈다. 공은 황희찬(함부르크SV)에게 향했고, 황희찬은 침착하게 골문으로 밀어넣었다.

벤투호의 선제골.

동갑내기 황희찬과 황인범(대전)은 카메라를 향해 나란히 섰다. 그리고 황희찬이 손가락 10개, 황인범이 손가락 6개를 들어보였다.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난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등번호였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이용의 크로스를 김진수(전북)가 머리로 마무리했다. 2대1, 승부를 결정하는 결승골이었다.

김진수는 선수들과 모여 기쁨을 나눴다. 이 때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벤치로부터 유니폼 하나를 건네받았다. 바로 기성용의 유니폼이었다. 지동원과 손흥민은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고 결승골의 기쁨을 누렸다.

기성용의 유니폼을 펼쳐보이는 손흥민(왼쪽)과 지동원. (사진=연합뉴스)

 

기성용은 대표팀의 중심이다.

주장 완장은 손흥민에게 넘겼지만, 경기장 안팎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해 2, 3차전을 건너뛰었지만, 후배들을 격려하고, 또 다독였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물병 사건 후에는 "선수로서는 충분히 이해한다. 물론 잘한 행동은 아니다. 잘 타이르겠다"고 말했고, 크로스바를 때린 황희찬을 향해서는 "희찬이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아닌 이상 못 넣는 날도 있다"고 다독였다.

기성용은 중국과 3차전이 끝난 뒤 훈련에 복귀했다. 하지만 부상을 이겨내지 못했고, 21일 대표팀과 작별했다.

선수들도 의지를 불태웠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바레인과 16강을 앞두고 "성용이 형을 위해 반드시 우승하겠다"면서 "성용이 형이 팀의 중심이었고, 후배들도 잘 따르는 선배였는데 아쉽다. 우승해야 하는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고 말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골 세리머니로 기성용과 함께 했다.

앞서 필리핀과 1차전에서는 부상으로 먼저 떠난 나상호(FC도쿄)에게 골 세리머니를 보냈다. 황의조가 골을 넣은 뒤 선수들이 모여 손가락으로 나상호의 등번호 12번을 만들었다.

벤투 감독이 늘 강조했던 단어가 바로 원팀이다. 그렇게 벤투호는 원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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