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주인공!' 김진수가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 전반 추가시간에 헤딩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FC 제공)
김진수(전북)의 머리가 벼랑 끝에 몰렸던 벤투호를 구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 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진수의 헤딩 결승골로 2-1 승리를 챙겼다.
8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카타르-이라크 경기의 승자와 오는 25일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한국은 조별리그 C조에서 3연승을 거두며 토너먼트에 올랐다. A조에서 경기를 펼친 바레인은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A~F조 3위 팀 가운데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역시 한국이 53위로 바레인(113위)에 60계단이나 앞서있다. 역대 전적도 10승 4무 2패로 바레인을 압도했다. 하지만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토너먼트 특성상 방심은 금물이었다.
한국은 4-2-3-1 전술로 바레인을 상대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고 2선에 이청용(Vfl 보훔), 손흥민, 황희찬이 배치됐다. 황인범(대전)과 정우영(알 사드)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포백 라인은 홍철(수원)-김영권(광저우)-김민재-이용(이상 전북)이 구축했다. 골문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지켰다.
경기 초반 바레인의 공격이 매서웠다. 전반 3분 모하메드 마르훈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이 골대 옆을 살짝 벗어났다. 5분 뒤에는 사예드 레드하의 슛까지 나왔다.
한국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가벼운 움직임을 보여준 손흥민은 전반 31분 황의조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했다. 골키퍼가 먼저 달려 나와 공을 낚아챘지만 상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기대한 선제골은 전반 막판에 나왔다. 전반 43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반대편에 있던 이용에게 완벽한 패스를 했다. 그리고 이용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발로 가까스로 걷어내자 기다리고 있던 황희찬이 가볍게 차 넣었다. 황의조가 쇄도하며 골키퍼와 경합해준 덕분에 수비수의 시선이 쏠렸고 황희찬은 편안한 상태로 득점을 만들 수 있었다.
손흥민이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황희찬의 드리블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FC 제공)
황희찬은 득점 이후 황인범과 함께 손가락을 펴 16을 만들며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한 선배 기성용(뉴캐슬)을 위한 세리머니를 했다. 16은 기성용의 등번호다.
1-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4분 황인범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의 슛은 아쉽게 수비 발에 걸렸다. 1분 뒤 황인범의 슛은 골대를 크게 넘어갔다.
한국은 후반 22분 첫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이청용이 빠지고 주세종(아산)이 경기에 투입됐다.
가장 큰 위기는 후반 24분이었다. 압둘카림 파단의 중거리 슛이 골문 구석을 노렸다. 김승규가 몸을 날려 간신히 쳐내 실점을 막았다. 선방이 아니었다면 동점을 허용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하지만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후반 32분 마흐디 알후마이단의 슛을 홍철이 가까스로 막았지만 쇄도하던 모하메드 알로마이히에게 결국 골을 헌납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35분 선제골의 주인공 황희찬을 빼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9분 뒤에는 황인범을 대신해 이승우(베로나)를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추가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결국 경기는 연장에 접어들었다.
연장에 돌입하면 교체카드가 1장 더 생기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홍철을 대신해 김진수를 투입했다. 그리고 이는 제대로 적중했다.
김진수는 연장 전반 추가시간 이용의 크로스를 머리에 정확히 맞추며 바레인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고 환호하는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김지수의 헤딩골로 간신히 리드를 잡은 한국은 마지막까지 실점하지 않으면서 힘든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