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떡해?' 우리은행은 외국 선수 크리스탈 토마스의 부진 속에 통합 7연패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사진=WKBL)
여자프로농구 최강 아산 우리은행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 2연패를 당하며 단독 1위에서 한 단계 내려섰다. 여전히 공동 1위이긴 하지만 수성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우리은행은 21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홈 경기에서 71 대 79로 졌다. OK저축은행에 덜미를 잡힌 지난 18일까지 안방에서 당한 2연패다.
이날 패배로 우리은행은 2위였던 KB에 추격을 허용했다. 17승5패로 나란히 공동 1위가 됐다.
공동 1위라지만 두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KB는 최근 파죽의 8연승으로 거침없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은 최근 8경기에서 3패를 안았다.
특히 우리은행은 KB에 최근 3연패를 당했다. 올 시즌 첫 2회 맞대결에서는 승리를 거뒀지만 3, 4라운드 패하면서 동률을 허용하더니 상대 전적에서 밀리게 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KB이기에 심리적인 부분에서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여전히 강력하다. 가드 박혜진과 임영희, 포워드 김정은 등 리그 최고의 국내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다른 팀에서 이른바 '3광'이라고 부르는 트리오다.
박혜진은 전체 득점 5위(평균 14.6점), 도움 3위(5.2개), 가로채기 5위(1.6개)를 달린다. 김정은도 득점 8위(13.6점), 임영희도 12위(11.1점)으로 존재감을 뽐낸다.
다만 우리은행은 외국 선수가 약하다. 크리스탈 토마스(196cm)는 리바운드 2위(12.2개)를 달리지만 득점(9.6점)은 채 10점을 넘지 못한다. 전체 16위로 외국 선수 중 최하위다.
외국 선수의 가장 큰 역할은 아무래도 득점이다. 1위(20.2점) 디마리스 단타스(OK저축은행), 2위(20.2점) 카일라 쏜튼(KB), 3위(18.1점) 샤이엔 파커(부천 KEB하나은행)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나름 팀에서 어려운 때 해결사 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국내 선수들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21일 경기에서도 토마스는 수 차례 쉬운 골밑 득점 기회를 놓쳤다. 2점슛 10개 중 2개만 넣었다. 6점 차 패배를 감안하면 50% 정도만 됐어도 해볼 만한 승부였다.
위성우 감독도 답답한 마음이다. 위 감독은 경기 후 "토마스가 다른 외국 선수들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면서 "국내 선수들의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2 대 2 플레이를 주로 하는 임영희가 패스를 하려고 하면 '아버지, 돌 굴러가유~' 하는 식으로 토마스가 느려서 되지가 않는다"고 웃픈 농담까지 했다.
교체를 하려고 해도 마땅한 선수가 없다. 위 감독은 "전에 뛰었던 사샤 굿렛도 알아봤는데 다른 리그에서 뛰긴 하지만 아줌마가 돼 있다고 하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일단 토마스를 믿고 간다는 방침이다. 위 감독은 "토마스가 사실 수술 전력이 있어 부상을 당할까 봐 작은 선수가 밑에 있으면 움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래도 게임을 뛰어주고 리바운드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통합 7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우리은행. 외국 선수 난제 속에 KB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올 시즌, 과연 위 감독과 선수들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