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KB국민은행 노조가 이달말로 예고했던 2차 파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사측과의 임단협 과정에서 일정 부분 접점을 확보한 데 따른 결정이지만, 페이밴드 등 일부 사안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21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달 30일부터 이틀간으로 예정됐던 2차 파업을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임단협 타결이 임박한 만큼, 이달말까지 남은 기간을 파업준비보다는 사측과의 교섭에 열중하는 게 맞다는 노조 측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상급기관인 금융노조도 '사실상 행장의 결단만 남긴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해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상황은 아니다'라며 파업철회를 지시했다.
노조는 다만 다음달부터로 예정하고 있던 3~5차 파업계획에 대해서는 철회 여부 결정을 유보했다.
노사에 따르면 앞서 지난 18일 핵심쟁점에 대한 절충안을 담아 임단협 잠정합의서 초안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허인 은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 등 노사가 교섭을 계속 진행 중이다.
잠정합의안에서는 임금피크 진입 시기, 전문직무직원 무기계약직 전환, 점포장의 후선보임 문제, L0(창구전담직원) 전환 직원 근속연수 인정, 신입 행원 페이밴드(호봉 상한제) 등 주요 쟁점에서 노사간 절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페이밴드 등 일부 사안에서는 잠정안의 수정 요구가 제시되는 등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 11월 1일 이후 입행한 직원에 대한 페이밴드는 새로운 급여체계에 대한 합의시까지 유보한다'는 잠정합의안 문구가 이견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해당 문구가 '사실상 폐지'로 인식될 수 있다며 '2019년 이후 다시 논의한다' 등 수정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는 임금피크 진입시기 등에서 상당한 양보를 받아놓고도 여전히 사측이 고집만 피운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잠정합의안 마련 이틀 뒤인 지난 20일 최종 타결을 시도했으나, 이같은 일부 쟁점으로 인해 협상을 더 이어가기로 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갑자기 페이밴드 관련 입장을 바꿨는데, 해당 문안은 노측이 제시한 게 아니라 여러날 노사 양측이 작성한 것을 수차례 반복 확인한 것이었다"며 "그럼에도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을 성실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에서도 충실한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중노위 사후조정 회의는 오는 23일과 28일 차례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