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전직 대법원장 최초로 피의자 신분이 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여부가 오는 23일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손에 결정될 전망이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명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 30분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 시간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이들의 구속여부는 이르면 23일 밤 늦게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명 부장판사는 지난해 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대비해 영장전담 재판부에 추가 투입된 인물이다. 그는 양 전 대법원장과 근무지 등 직·간접적인 연고가 없다.
명 부장판사는 사법연수권 27기로 양 전 대법원장보다 25기수 후배이기도 하다.
검사 출신 판사인 명 부장판사는 법원이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영장을 줄줄이 기각할 당시 처음으로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을 내준 인물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고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심사를 맡아 "범죄 공모관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기도 했다.
법원 관계자는 "배당은 이번주 담당 근무자인 두 판사가 맡게 된 것으로 따로 기피신청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은 영장심사에서 혐의를 적극적으로 다툴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은 3차례 검찰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실무진들이 한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대법관도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은 이미 한차례 기각됐지만, 검찰은 새로운 혐의를 추가해 지난 18일 재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