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요르단을 상대로 2019 아시안컴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사진=AFC 제공)
'박항서호'가 요르단을 상대로 아시안컵 토너먼트의 포문을 연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토너먼트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다. 이날 16강전은 베트남 요르단전을 포함해 태국-중국, 이란-오만 등 3경기가 진행된다.
베트남은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승 2패로 D조 3위에 오른 베트남은 승점(3)·골득실(-1)·다득점(4골)에서 모두 동률을 이룬 레바논을 페어플레이 점수로 따돌리고 16강행 막차를 탔다.
반면 요르단은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2승 1무의 호성적으로 B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9위로 베트남(100위)보다 9계단 낮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극적인 드라마는 또다시 써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극적으로 진출한 만큼 극적인 경기를 펼치겠다"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장점이 있다. 최대한 장점을 살려야 한다. 멋있는 싸움을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베트남은 요르단을 꺾으면 지난 2007년 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아시안컵 최고 성적인 8강 신화를 재현한다. 스즈키컵 우승으로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베트남 국민들은 팀이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길 바라고 있다.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컵 지역 예선에서 요르단과 두 차례 격돌한 바 있다. 2017년 6월 안방인 호치민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해 3월 암만 원정에서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패하진 않았지만 이때보다 요르단의 전력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박항서 감독은 "요르단은 전술적으로 잘 준비된 팀이다. 아시안컵 예선전에서도 두 차례 경기했는데 그때와는 다른 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무실점을 할 만큼 좋은 수비력을 자랑한다. 비디오 분석 결과 롱 패스에 의한 선이 굵은 축구를 펼치고 속공 능력도 좋다"고 덧붙였다.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난 베트남. 하지만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면서 3골을 넣었다. 이 가운데 2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세트피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베트남이 위험 지역에서 파울만 범하지 않는다면 상대의 강점을 약화시킬 수 있다. 또 롱 패스를 활용한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방어한다면 승산이 있을 전망이다.
체력적인 부분은 고민이다. 지난 15일 최종전을 마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요르단에 비해 베트남은 17일에 경기를 치르고 이틀 휴식 후 바로 16강전에 임하는 강행군이다.
박항서 감독도 선수들의 체력을 우려했다. 그는 "요르단에 비해 회복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선수들이 육체적인 프로도 있겠지만 정신적으로도 힘들어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베트남 팬들은 현지 음식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을 위해 음식을 가져다주는 정성을 보였다. 박항서 감독은 "음식이 승패를 좌우할 순 없겠지만 베트남 국민들이 보내준 사랑의 선물이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쉽지 않은 경기지만 우리만의 장점을 살려보겠다. 완벽한 팀은 없다. 잘 준비해서 멋있는 싸움을 펼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