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게 끝나버린 아버지의 역사, 아들이 뒤늦게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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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마침내>, <시시한 역사, 아버지>,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등 CBS 노컷뉴스 [한주의 책갈피]

CBS 노컷뉴스 [한주의 책갈피]는 최근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책 한권이 주는 위로는 큽니다.

◇ 마침내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공진호 옮김)

 

영국의 작가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다섯살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당하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약물에 중독돼 스물다섯에 자살기도를 하기도 한 그는 치료의 방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 시작한다. 그가 만든 가상의 인물은 '패트릭 멜로즈'. 그는 무려 20년 넘게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을 써낸다.

1권 <괜찮아>, 2권 <나쁜 소식="">, 3권 <일말의 희망="">, 4권 <모유>에 이어 소설의 완결판 <마침내>가 국내에 출간됐다.

<마침내>에서도 주인공 패트릭은 또다시 술에 손을 대고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병원 신세를 지지만, 철학과 시를 읽으며 자기 고통의 원인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자아 탐구를 한다.

20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이 소설은 극적 결말이나 기적을 피한다. 대신 주인공은 고통의 회피와 악화, 내려놓음과 받아들임을 반복하면서 현재 자신을 수용하는 상태에 이른다.

작가의 또다른 자아인 패트릭 멜로즈를 통해 삶의 아이러니와 고통, 그에 대한 인간의 저항을 세련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냈다.

◇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 · 거리의 현대 사상 (우치다 타츠루 지음, 이지수 옮김)

 

우치다 타츠루는 '거리의 사상가'로 불리는 일본의 유명 철학 연구가이다. 진영 논리를 넘어선 자유로운 윤리학자로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10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자유로운 이 사상가의 책 두 권이 한글로 번역돼 출간됐다.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와 <거리의 현대="" 사상="">이다.

책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는 지긋한 중년의 우치다가 불량했던 스무살의 우치다를 염두에 두고 하고 싶은 말을 모은 책이다. 우치다는 어른의 대화법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올바른 말을 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말이 그 사람에 닿아서 무엇인가가 시작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우치다는 "비판은 하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은 집단의 완전한 멤버가 취할 수 없는 태도다"라며 "어른이라면 비판과 책임은 비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번째 책 <거리의 현대사상="">은 '우리 주위에 만연한 허위 상식 뒤집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가 젊은이들의 고민에 답하는 인생 상담 형식으로 쓰여있는데 주제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돈과 월급, 이직, 결혼, 이혼, 선물 등 일상의 주제에서 상식을 철저히 깨부순다.

◇ 시시한 역사, 아버지(우일문 지음)

 

이 책은 57살 우일문씨가 이미 돌아가신 88살 아버지의 일생을 취재해 쓴 책이다.

저자의 아버지는 1950년 18살의 나이로 인민의용군으로 차출됐고, 미군 포로가 돼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1년 5개월간의 지옥을 견딘 뒤 1952년 민간인 억류자로 분류돼 풀려났다.

평생을 '사상이 불온한' 민간인 억류자 꼬리표가 따라 붙어 어디에도 취직할 수 없었던 아버지. 어쩔 수 없이 남들이 보기에 '시시한' 인생을 살았을지 모른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왜 늘 화가 나 있는지, 적성에 맞지 않는 농사를 짓고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한달 전 아들은 아버지 행장을 쓰기 위해 취재를 시작해 비로소 한 맺힌 과거를 알게 됐다.

이 책은 역사의 비극을 평생 감내하며 살아야 했던 평범한 남성의 이야기이자 일제와 해방, 전쟁과 서슬푸른 반공국가를 힘겹게 견뎌온 모든 아버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김태형 지음)

 

인터넷의 댓글은 극과 극의 여론으로 들끓는다. 언론과 정치권은 차분하게 사안을 바라보지 않고 극단주의를 밀어붙인다. 사회를 시들게 하고 있는 '극단주의'를 심리학적으로 파헤치는 책이 나왔다. 사회심리학자 김태형씨가 쓴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이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은 극단주의를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배타성', ▶ 이성적 사고에 기초하지 않은 믿음 '광신', ▶자신이 믿는 것을 타인도 믿으라고 요구하는 '강요', ▶ 자신이 믿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을 증오하는 '혐오'의 네 가지 특징으로 설명한다.

특히 신체적, 정신적 위협을 느낄때 극단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정신적 위협은 극단주의로 이어지고, 권위주의적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약자 혐오와 극단주의 확산의 여러 예를 들면서 극단주의 예방법과 근절 방법을 제시한다.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초롱지붕 집 이야기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지현 옮김, 이지혜 읽음)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최민식, 문소리, 강부자 등 최고의 배우들이 참여한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를 비롯해 다양한 오디오북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북스가 올해 첫 오디오북으로 <빨강머리 앤-초롱지붕="" 집="" 이야기="">를 선보였다.

우리에게는 애니메이션으로 익숙한 '앤'을 원작 소설로 읽은 사람은 정작 많지 않다.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은 책과 함께 USB로 오디오가 담겨 귀로도 원작을 즐길 수 있다.

연극배우 이지혜 씨가 14시간에 걸쳐 소설 전문을 낭독했다. 출퇴근 길에서, 눈이 침침해 책을 읽기 힘들 때 앤의 목소리는 일상의 활력을 준다. 빨간머리 앤 시리즈는 초롱지붕 집 이야기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총 8권에 걸쳐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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