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광개토대왕함 레이더와 일 초계기 위협비행에 대한 한일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 군당국이 지난 14일 열린 한일 실무협의에 '배수의 진'을 쳤다고 할 정도의 준비를 하고 대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일 실무협의의 쟁점은 광대토대왕함이 사격통제용 레이더를 가동해 일본 초계기기를 추적했는지와 일 초계기가 근접한 거리에서 저공비행한 것이 위협비행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었다.
일본은 자신들이 수집했다는 일부 데이터만을 얘기하면서 광개토대왕함 레이더 정보 전체를 요구했고 자국 초계기의 위협비행은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이에 한국 측은 일 초계기가 500m 근접거리에서 함정 위 150m 높이로 저공비행한 것은 위협비행이라며 일본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군에 따르면 우리 초계기는 평소 다른나라 함정의 3마일(4.8km)이내로는 접근하지 않는다. 공격을 위한 비행이라는 오해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위협 비행의 객관적 증거 제시를 요구했고, 우리 측은 P-1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 패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는 국제적인 관례 위반이자 비신사적인 행위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 항공법도 ▲함선을 향한 비행 ▲공격모의 비행 ▲함정 선수를 횡단하는 비행 등을 금지하고 있는데 지난달 20일 일본 초계기가 약 10분간 그런 비행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다.
군은 일본이 계속 위협비행을 인정하지 않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우리가 진짜 쏠수도 있다'는 답변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그러나 "답변을 준비했지만 실제로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상대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언급 자체가 두나라의 관계를 파탄낼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올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실제 협의에서는 "한국 군용기가 일본 함정에 그런 정도까지 근접 비행을 해도 앞으로 항의하지 않을 것이냐"고 묻는데 그쳤다.
이에 일본 측은 "항의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가 우리측이 공식적인 답변이면 그런 내용을 언론과 국제사회에 알리겠다고 하자 "공식적인 답변은 아니다"고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저공위협비행을 인정하지 않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은채 같은 일이 반복될 경우 실제 우리함정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메뉴얼이 시급히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