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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은 감독의 몫"…이승우에게 필요한 손흥민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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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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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 걷어차고 보호대 던지고
시기가 좋지 못했던 이승우의 행동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한 이승우(가운데). 팀을 생각하는 손흥민을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진=연합뉴스 제공)

 

선수라면 누구나 경기에 뛰고 싶어 한다. 나서지 못하면 분명 아쉬움이 따른다. 하지만 그런 감정을 굳이 대표팀에서, 그것도 중요한 시기에 드러냈어야 했을까. 이승우(베로나)의 얘기다.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이 열렸다. 조 1위로 오르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 결국 이틀 전 팀에 합류한 손흥민(토트넘)까지 선발로 기용하는 초강수를 둔 끝에 중국을 2-0으로 꺾는 데 성공했다.

모두가 기뻐해야 할 순간. 한 사람은 웃지 못했다. 바로 이승우가 그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날 승기를 굳히고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사용했다. 후반 25분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빼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했다. 36분에는 주세종(아산)이 이청용(VfL보훔)을 대신해 경기장을 밟았다.

남은 교체 인원은 단 1명. 벤투 감독의 선택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후반 44분 손흥민(토트넘)과 교체로 경기에 나섰다.

더는 선수 교체를 할 수 없는 상황. 트랙에서 몸을 풀던 이승우는 벤치로 돌아오며 아쉬운 감정을 행동으로 드러냈다. 물병을 걷어찬 것을 시작으로 수건에도 발길질했다. 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이승우는 이후 착용하고 있던 정강이 보호대를 집어 던지는 행동까지 보였다.

출전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이같은 행동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는 평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하는 선수다. 이를 곱지 않게 보는 일부의 시선도 있지만 이러한 부분이 또 이승우만의 매력으로도 불린다. 중학교 시절부터 자유분방한 스페인에서 생활한 것도 분명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이승우의 행동은 옳지 못했다. 적어도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면 자신의 위치와 시기 등을 생각했어야 했다.

이승우는 처음부터 최종명단에 포함됐던 선수가 아니다.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해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나상호(FC도쿄)가 부상으로 낙마하자 대체 자원으로 팀에 합류했다.

벤치보다는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은 이승우.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소속팀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나상호의 대체 선수로 왔다는 것은 벤투 감독에게 이승우는 공격 옵션을 고심할 때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상호가 팀에 남았더라도 이승우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공산이 크다. 이러한 부분을 생각했어야 했다.

또 이승우의 행동은 팀 분위기와도 연결된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팀을 지도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원 팀'이다.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성적도 따라온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팀은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친선경기도 아닌 대회를 치르고 있고 또 단판 승부인 토너먼트를 앞두고 대표팀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팀에는 달갑지 않은 소속이다.

불편한 행동을 보인 이승우. 그렇지만 선배들은 후배를 보듬었다. 기성용(뉴캐슬)은 "이승우의 행동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선수로서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렇다고 잘한 행동은 아니다. 잘 타이르겠다"고 밝혔다.

이승우가 물병을 차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커서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가지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승우에게 필요한 건 주장 손흥민의 자세와 마음가짐일지 모른다.

대표팀에 합류한 시점부터 출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손흥민은 "선수라면 당연히 언제든 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출전 부분은 선수가 아닌 감독이 결정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고유 권한을 인정하고 그 결정을 믿고 따르겠다는 뜻이다.

손흥민은 중국전을 마치고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중 한 명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하다"라며 "이 모든 것이 아직도 꿈 같은 일이고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전하며 대표팀의 일원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경기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선수로서 갖춰야 할 덕목과 함께 고생하는 동료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이승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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