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연합뉴스)
C조 1위를 향한 '필승 카드'는 손흥민(27, 토트넘 핫스퍼)이었다.
대표팀에 합류한 지 고작 이틀 만에 선발 출전하는 강행군이었지만, 손흥민이라는 존재감은 중국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반대로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한국 선수들은 안정감을 찾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중국을 2대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래저래 C조 1위로 올라가야 유리한 상황. 무조건 중국을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벤투 감독도 손흥민의 중국전 투입을 고민했다.
체력적인 이유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강행군을 펼쳤다. 12월 9경기(교체 1경기), 1월4경기를 치르고 벤투호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마치고 UAE로 날아왔다. 하루 쉬고, 하루 훈련을 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최근 한 달 동안 정말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우리에게는 정말 중요한 선수고 존재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다"면서 "아직 팀에 합류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 출전 여부는 몸 상태 등을 종합해 경기 당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손흥민의 의지도 강했다. 손흥민은 "선수라면 언제든 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은 벤투 감독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
전반 12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김문환(부산)의 크로스를 잡은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제치다가 스커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전반 14분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성공시켰다.
그라운드 위 손흥민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다. 전반 27분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는 등 중국을 위협했다.
한국의 두 번째 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6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김민재(전북)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코너킥을 전담하는 전문 키커로서도 승리에 힘을 보탰다.
벤투 감독이 던진 승부수가 적중했다.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43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교체됐다. C조 1위로 올라가면서 닷새라는 일정 여유를 얻은 덕분이었다.
"손흥민은 톱 클래스 선수"라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칭찬대로, 또 "손흥민이 중국전에 나설 수 있나?"라고 물었던 중국 관계자의 걱정대로 태극마크를 단 손흥민이 중국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