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청계천·을지로 일대 재정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6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신년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재개발로 을지면옥 등 노포들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철거 위기에 놓인 노포(老鋪)들이 되도록 보존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과거의 문화, 예술, 전통, 역사 등을 도외시했던 개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역사적인 부분, 전통적으로 살려야 할 부분은 잘 고려해서 개발계획 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운재정비촉진사업에 따라 공구 거리 등 지역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상인들의 주장이 충분히 일리가 있다"며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새로운 대안을 발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에는 동대문 의류상가, 종로 쥬얼리, 중구 인쇄업, 공구상가, 조명상가 등 집중도심산업 근거지들이 있는데 이걸 없애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도심산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 시장은 오는 20일 출범 한 달을 맞는 '제로페이'에 대해 "3월 정식 서비스 시행때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장에 시청 지하 매점의 QR패드와 물품을 공수해 제로페이 간편결제를 다시 한번 시연하면서 "가장 간편한 결제 방식이라 보편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제로페이에 공공결제 기능, 시민카드 기능을 넣어 도서관 대출, 지하철 이용 등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자신의 판공비를 제로페이로 쓰는 방안 등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방안과 관련해서는 "서울시는 이미 할 수 있는 모든 전방위적 조치를 취해왔다"면서도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는 일반 보일러를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로 하면 초미세먼지 기여도의 39%를 차지하는 난방·발전 부분을 줄일 수 있다고 하니까 여기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용산 통개발' 계획을 재추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보류 조치는 변함이 없다. 부동산 가격이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을 공영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외국 기업들과의 운영계약 등이 엮여 있어 정리하는 문제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계약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