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을 소재로 다룬 tvN 토일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송재정 작가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게임 '포켓몬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전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 작가는 "원래는 'W'를 끝낸 뒤 구상하고 있던 작품 역시 타임슬립 소재였다"며 "쓰다 보니 많이 다룬 소재여서 그런지 욕구가 안 생기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새로운 소재를 고민할 당시 '포켓몬고' 열풍이 불었고 직접 해 보면서 '엄청나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송 작가는 "게임을 좋아하면서도 그것을 소재로 활용하지 않았던 데는 자본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포켓몬고'처럼 아이템만 CG로 처리할 수 있다는 데서 가능성을 봤고 눈이 번쩍 뜨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그의 작품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송 작가는 "엔딩 16개를 정해 놓는다"며 "16회 드라마 분량 서사를 짜는 것이 아니라 1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어 그것들을 이어나간다는 식으로 작법을 한다"고 했다.
이어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황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이미 그렇게 습관이 돼 노력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듯하다. 그렇다보니 시즌제로 가도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극중 유진우(현빈) 캐릭터는 테슬라 회장 자서전을 보고 영감을 얻었고 거기에 내 스타일을 붙였다"며 "작업 스트레스가 본능적으로 나오는 탓에 소설은 안 보는 편인다. 그래서 살아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지에도 시청자들 관심이 쏠린다.
송 작가는 "엠마(박신혜)가 천국의 열쇠를 넘기면서 끝이 아니다. 엠마의 중요한 기능이 남아 있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봐달라"며 "이를 통해 박신혜가 왜 엠마여야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뭘까' 상상하면서 남은 이야기를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대해 '소재가 특이하다' '플롯이 낯설다'는 말도 듣는데, 마법과 현실이 이어지는 영웅 이야기"라며 "한 사람이 현실과 게임에서 사랑을 찾으면서 진짜 영웅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