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AFC 제공)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크다. 2연승이라는 결과물은 얻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오히려 풀어야 할 숙제만 쌓여가는 한국 축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전반 41분 터진 김민재(전북)의 결승 헤딩골로 키르기스스탄을 간신히 1-0으로 제압했다.
2연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해 소기의 목표는 달성한 벤투호. 하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아쉬움만 가득하다.
한국은 C조 최약체로 꼽힌 필리핀과 아시안컵 첫 경기를 치렀다. 대승을 예상했던 경기. 그러나 기대와 달리 한국은 밀집 수비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며 1점차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벤투 감독은 필리핀전을 마치고 더 정교한 공격을 준비해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경기에 앞서 조 1위를 다투는 중국이 필리핀을 3-0으로 꺾은 상황. 키르기스스탄전에서의 대량 득점은 더욱 필요했다. 그러나 또다시 결정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볼 점유율 70.9%로 상대를 압도하고 슈팅수 19개로 수시로 득점을 노렸던 한국. 그러나 얻어낸 결과물은 단 1골이다.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황희찬(함부르크)의 회심의 슛이 골대를 강타한 아쉬움도 있겠지만 나머지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필리핀과 달리 공격적으로 나선 키르기스스탄. 우리의 수비만 잘 이뤄진다면 더 좋은 기회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역습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뎠다. 완벽하게 만드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개도 필요했다. 하지만 한국은 너무 완벽한 빌드업을 추구하느라 빠르게 공격에 나서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필리핀과의 경기에 이어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결정력 문제를 드러냈다. (사진=AFC 제공)
반드시 득점을 해줬어야 했던 장면에서 결정력이 흔들린 부분도 아쉬웠다. 전반 40분 이청용(보훔)은 상대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완벽한 찬스를 잡았지만 슛이 골대 위로 넘어갔다. 후반 31분에는 황희찬이 이용(전북)의 크로스를 받아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슛은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결정력과 함께 선수들의 안일한 패스 역시 문제였다. 특히 수비 지역에서의 패스 미스가 종종 나오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벤투 감독 역시 경기력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상대에게 무승부의 희망을 줬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전반전에 쉬운 패스 실수가 나오면서 상대 진영에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두 번째 득점에 실패해 초조한 모습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벤투호는 1, 2차전에서 대량 득점에 실패하면서 남은 중국과의 경기도 부담스러워졌다. 조 1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만약 무승부를 거둔다면 조 2위로 16강에 올라 다소 부담스러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분명한 숙제를 떠안고 중국전을 준비하는 벤투호. 과연 남은 기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