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에서 벌어진 체육 성폭력, 뿌리뽑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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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상해 및 재물손괴로 구속 수사 중인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는 성폭행 혐의까지 더해졌다.(노컷뉴스DB)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임미현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입니다. 체육부 오해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오해원 >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이번 주는 스포츠계에 참 가슴 아픈 소식이 있었어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대표팀 코치에게 그것도 대표팀 훈련장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뉴스였죠.

◆ 오해원 > 네 맞습니다. 현재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로 구속 수사 중인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성폭행 혐의까지 더해진 건데요. 놀랍게도 성폭행 피해자가 현직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라는 건데요. 초등학교 때부터 조 코치의 지도를 받았던 심 선수가 미성년자였던 고교시절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까지 성폭행을 당했다는 겁니다.

앞서 심 선수가 조재범 코치에게 초등학교 때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은 뉴스로도 많이 전해졌죠.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서 손가락 뼈가 부러지고 무자비한 폭행 탓에 평창동계올림픽 직전에는 죽음의 공포까지 느꼈다고요.

단순 폭행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있었다고 하니 평소 국민적인 관심이 높았던 종목인 쇼트트랙의 간판 스타 심석희 선수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이 분노하는 상황입니다.

◇ 임미현 > 그런데 궁금한 점이 피해 장소가 소속 학교 훈련장, 심지어는 국가대표팀이 훈련하는 선수촌까지 나와요. 대표팀이 훈련하는 선수촌에서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요?

◆ 오해원 > 앵커께서 말씀하신 부분 때문에 체육계, 그리고 국민의 충격이 더 큰데요. 선수의 진술에 따르면 상하 관계에 따른 위력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한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 선수촌의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 관리 시설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동안의 현장 취재 경험에 비추어보면요. 선수들이 훈련하는 링크까진 저희 취재진도 어느 정도 허락을 받으면 출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라커룸, 선수들이 훈련 전후로 사용하는 라커룸은 철저하게 공개되지 않는 그야말로 ‘밀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폭행 같은 문제적 행위가 일어나더라도 내부 고발자가 없다면 사실상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죠.

◇ 임미현 > 심석희 선수의 용기있는 고백 이후 다른 피해자도 조금씩 용기를 내는 것 같죠. 단순하게 최근, 한 두명의 문제가 아닌 모양입니다.

◆ 오해원 > 네 어젭니다. 선수와 지도자 등으로 구성된 젊은빙상인연대라는 곳에서 추가 피해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현재 대여섯명의 선수가 과거 지도자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이 가운데 2명은 피해자 본인에게 직접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는 겁니다.

이들은 성폭행이 아닌 성추행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전직 국가대표 지도자라는 점이 공개되며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훈련장에서, 또 미성년자 시절에 성추행이 벌어졌다는 점은 분명한 문제고요.

◇ 임미현 > 그래서 그런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선 점이 눈에 띕니다.

◆ 오해원 > 네 조재범 코치가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발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지난 8일입니다. 그리고 문체부는 9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합니다.

불미스러운 일에 자꾸 선수 이름이 거론되어 죄송합니다만 심석희 선수의 피해 소식이 공개되자 문체부가 발 빠르게 지금까지 펼쳤던 성폭력 비위 근절 대책의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정부와 체육계뿐 아니라 민간 전문가에게도 손을 내밀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선 기존 강간 및 유사강간에 준하는 중대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영구제명 징계를 했던 현행 규정을 확대해 성폭력 가해자도 영구제명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합니다. 또 해당 가해자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동할 수 없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 등과 협조체계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조사를 오는 3월까지 진행해 사건 발생 후 대처하는 방식이 아닌 사건 발생 전 문제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비위 근절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3월까지 대한체육회 및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원 종목을 대상으로 하고 올해 안에 전국의 시도체육회와 시군구체육회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또 체육단체 성폭력 전담팀을 구성하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선수촌 합숙훈련 여건을 개선하고 다양한 교육을 통해 비위 발생을 예방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 임미현 > 개인적으로는 체육계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대목이 눈에 띄더라고요.

◆ 오해원 >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3년부터 조직사유화와 성폭력, 입시비리, 승부조작을 스포츠 4대 악으로 지정하고 이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몇몇 사례를 적발해 가해자를 처벌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냈습니다.

하지만 뿌리를 뽑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동안 정부와 체육계가 주축이 되어 스포츠 4대악 비위행위 근절에 나섰지만 실패했다는 겁니다. 그 이유가 ‘동업자 정신’. 폐쇄적인 체육계 분위기에서 ‘동업자 정신’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는 결론이죠.

문체부는 최근 국민적인 정서가 워낙 성폭력 같은 민감한 사안에 예민한 만큼 비위 행위가 적발되는 경우는 무거운 처벌을 예고한 겁니다. 대다수의 국민이 받아들일 만한 징계를 주겠다는 분명한 의지입니다.

◇ 임미현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체육부 오해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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