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방탄소년단이 외국인들의 한국어 배우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노병성 교수가 최근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겨울 세미나에서 발표한, 방탄소년단 해외 팬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다.
관련 설문조사는 앞서 지난해 11월 14일부터 25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이뤄졌다. 응답자 91.16%는 여성이었고 연령은 15~19세가 36.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20~24세(24.5%), 25세 이상(23.1%), 14세 이하(16.3%) 순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팬은 66세 여성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어 가사가 노래를 듣는데 어느 정도 방해가 됐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84.85%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방탄소년단 노래 '아이돌'(IDOL) 한국어 가사 의미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모른다'고 답한 비율이 4.51%에 불과했다.
노래 '아이돌'을 듣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느낌이 들었는가라는 물음에 68.94%는 '매우 그렇다'고, 15.15%는 '약간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 84.09%가 방탄소년단 노래로 인해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고 답한 셈이다.
한국어를 배워 본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70.68%가 '그렇다'고 답했다. 노래에 등장하는 추임세 '지화자 좋다'의 의미를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43.54%가 '안다'고, 36.05%가 '모른다'고 답했다.
노병성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방탄소년단이 미친 영향을 체크하게 한 질문에서 응답자 30%가 '한국 방문'을, 28%가 '한국어 배우기'라고 답했다"며 "방탄소년단이 한국 방문과 한국어 배우기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과 한국어를 접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것은 유튜브와 인터넷이었다.
방탄소년단을 알게 된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46.94%가 인터넷, SNS, 유튜브 등 디지털 매체를 꼽았다. 40.13%는 '친지·가족 등 대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알게 됐다'고 답했다. 한국어 가사를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40.91%가 유튜브, 29.55%가 인터넷, 10.61%가 SNS라고 답했다. 책이나 교실, 친구 등을 통해 알게 됐다는 비율은 10%도 되지 않았다.
노 교수는 이와 관련해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인 성공을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소통하는 '초연결'에서 찾았다.
그는 "초연결 사회에서 사람들은 연결성이 강화된 신인류로서 기능하는데 이 사회에서 사람들은 'C세대'로 등장한다"며 "C세대는 디지털기기를 통해 스스로 콘텐츠를 창조하고, 이를 재구성해 SNS 등에 공유하면서 공동체와 소통한다"고 진단했다.
노 교수는 "초연결 사회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SNS 등으로 다른 나라 언어의 의미를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오토 더빙'과 같은 장치, 동시통역 기기들의 일상화로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텐츠 영역에서 '킬러 언어'인 영어의 위상도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며 "콘텐츠 생산에 있어 주변적인 것보다는 콘텐츠 본질 그 자체에 보다 충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