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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인 듯 철저하게 현실에 발 디딘 'SKY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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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0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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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코디·입시 사기·학업 스트레스 모두 실제에 기반
"세밀한 취재에 작가 특유의 인간애 더해져 완성"

(사진=JTBC 홈페이지 캡처)

 

드라마 속 소재와 스토리가 한껏 과장돼 픽션인 것만 같다. 그러나 1.7%에서 15.8%까지 뛰어오른 시청률처럼 황당해도 현실이다.

신드롬급 영향력을 과시하는 JTBC 금토극 'SKY 캐슬' 속 에피소드들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사건들을 모티프로 한다.

0.1%들의 성(城)에 제대로 '분탕질' 중인 입시 코디네이터 주영(김서형 분) 역시 과장되긴 했지만 실제로 존재한다.

열혈 학부모 사이에서는 주영 같이 학생의 일거수일투족까지 감시하지는 않더라도 교과 활동은 물론 독서기록,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등 비(非) 교과 전반을 관리하는 '쓰앵님'(선생님)이 인기다.

주영은 '복수'라는 거대한 목적을 위해 1년에 한 명만 받는다지만 현실에서는 외고 학생 대여섯명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컨설팅이 이뤄진다고 한다.

외고생 6명을 관리하는 한 입시 코디네이터는 8일 "서울대 경제학과나 경영학과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의 교과와 비교과 활동 등 모든 것을 설계하고 실행한다"며 "전형에 유리한 동아리를 새로 조직해 활동하게 하는 등 '디테일'까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코디들은 대부분 학생이 목표로 하는 대학과 학과 출신이다. 이렇게 모든 것을 설계해주고 그들이 받는 돈은 학원 수업비를 모두 포함해 학생 1인당 1억원 정도라고 한다. 그야말로 'SKY 캐슬'인 셈이다.

코디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중학생 때부터 학생에 딱 달라붙어 관리해주는 전문가들도 있다.

최근에는 '번역봉사' 활동을 통해 봉사시간, 영어와 논술 실력 향상,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원샷'에 해결하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에게 번역 리뷰와 첨삭에 대한 비용을 제공하면 "레벨이 다른 라이팅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광고 문구가 눈에 띈다. 다시 놀라운 것은 중학생 대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전폭적인 특별 지원을 받는다고 모두가 입시에 성공한다면 그건 대한민국 입시가 아니다.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극 중 '쓰에리(세리) 사건' 같은 일도 실제로 이따금 발생한다. 한마디로 '입시 사기'다.

가장 최근에는 세계 최고 명문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입학했다고 주장한 '천재소녀'가 있었다. 2015년 여름 세간을 들썩하게 한 소녀의 주장은 허무맹랑했지만 '천재'를 좋아하는 우리 사회는 고스란히 믿었다. 두 학교가 이 학생을 높이 평가해 각 학교를 2년씩 다닌 뒤 졸업학교는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주일 만에 합격증 등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고, 학생의 아버지는 사과하며 자식 치료에 힘쓰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SKY 캐슬' 속 세리(박유나)의 거짓말에 분노한 아빠 민혁(김병철)은 손찌검을 하려고 했지만 말이다. 디테일을 제외하면 현실이나 드라마나 별반 차이가 없다.

민혁이 쌍둥이 아들을 어두운 방에 가두고 정신교육 하는 학대는 현실에서 더 쉽게 찾는다.

2016년 강원도 춘천에서 벌어진 40대 남성의 아들 학대는 중간고사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같은 해 대구에서는 의붓딸의 학업과 생활 태도를 고치겠다며 철제봉으로 상습 폭행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밖에 학업 스트레스로 도벽이나 폭력성이 생긴 어린 학생 이야기도 작가가 현실을 취재해 극화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혼외자녀, 신분세탁 등 극적인 장치도 추가한 덕분에 'SKY 캐슬'은 현실을 담으면서도 한껏 과장하고 극화할 수 있었지만, 기본은 철저하게 현실에 발을 딛는 잘 만든 블랙코미디다.

현실의 우스꽝스럽고 끔찍하기까지 한 이면을 글로써 세상에 폭로하고 풍자하려는 수임의 모습은 'SKY 캐슬' 작가 자신을 반영한 것이라는 추측도 개연성이 충분하다.


'SKY 캐슬' 김지연 CP는 통화에서 "'입시'로 대변되는,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욕망이 시청자의 공감을 많이 얻는 것 같다"며 "드라마에 이입하려면 극적 긴장감과 더불어 있을 법한 이야기가 중요한 데 소재들이 그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현미 작가는 이미 2015년 2부작 '고맙다, 아들아'에서 입시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 준비는 2015년 이전부터일 것이다. 세밀한 취재에 작가만의 인간애가 더해져 극적인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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