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사진=AFC 제공)
59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에 나선 벤투호가 힘겹게 출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1차전에서 필리핀에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1승, 다득점 2)에 이은 조 2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으로 세우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황희찬(함부르크SV)과 이재성(홀슈타인 킨)이 좌우에 섰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공격을 지휘했다. 허리는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정우영이 책임졌고, 포백 라인에는 김진수(전북),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민재, 이용(이상 전북)이 늘어섰다. 골문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지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53위, 필리핀이 116위. 상대 전적에서도 7승무패 압도적 우위였다. 36골을 넣는 동안 1골도 내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필리핀은 아시안컵 첫 본선 진출이었다.
당연히 필리핀은 밀집 수비로 한국을 상대했다. 덕분에 전반 볼 점유율 77.3%를 기록했고, 슈팅도 7개(유효 2개)를 때리고도 필리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10분 기성용의 슈팅이 수비를 맞고 나갔다. 이후 계속 필리핀 골문 앞에서 공이 움직였지만, 마무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 32분에는 정우영의 프리킥도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황의조의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전반 40분 전매특허인 트래핑 후 돌아서며 때리는 슛이 골키퍼에 막혔고, 전반 41분 정우영의 침투 패스에 이은 슈팅도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한국은 오히려 전반 41분 필리핀의 역습에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김승규의 선방 덕분에 실점을 면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교체카드로 변화를 꾀했다. 후반 13분 부상을 당한 기성용 대신 황인범(대전)을 투입했고, 후반 19분에는 구자철을 빼고 이청용(VfL보훔)을 그라운드에 세웠다. 조금 더 공격적인 멤버 구성이었다.
결국 골이 터졌다.
후반 22분 이청용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 패스를 넣었고, 황희찬이 달려들어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황의조에게 향했다. 황의조는 한 번 옆으로 공을 터치한 뒤 오른발로 골문을 활짝 열었다.
공격이 살아났다. 후반 23분 김진수의 크로스에 이은 황의조의 헤딩이 크로스바를 넘었고, 후반 29분 황희찬의 돌파에 이은 황의조의 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31분 황인범의 중거리 슈팅도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36분 황의조의 슈팅도 옆그물을 때렸다.
벤투 감독은 후반 40분 이재성 대신 주세종(아산)을 투입했다. 마지막 교체 카드. 추가골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필리핀 골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