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유튜브)
애플이 8일(현지시간)부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19 행사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대형 광고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통상 CES에 참가하지 않는 애플은 이례적으로 CES 메인 행사장인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터가 내려다 보이는 한 호텔에 대형 광고를 게시했다. 검정색 바탕으로 칠해진 13층 규모의 넓이에 아이폰XS 후면 그림과 함께 'What happens on your iPhone, stays on your iPhone'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아이폰에서 일어나는 일, 아이폰에 머문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애플의 이 광고는 일견 아이폰을 홍보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외신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CES에 참가하는 경쟁사인 구글과 아마존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고문구 하단에 'apple.com/privacy'이라는 애플 개인정보 보호 정책 웹사이트 주소가 담겼기 때문.
CNBC는 "애플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구글과 아마존은 당신의 데이터를 이용해 물건을 팔고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인공지능(AI)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아마존과 구글은 올해 CES에서 자사의 기술력은 물론 삼성, LG 등 글로벌 가전회사들과의 협업물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은 올해 부스 규모를 3배로 늘렸다.
반면 애플의 시리, 홈팟은 폐쇄적인 플랫폼때문에 구글홈이나 아마존 에코보다 기업들에 인기가 없다. 시장 분석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아마존과 구글은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각각 31.9%와 29.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애플은 '기타'에 포함되는 수준이다. 이때문에 애플의 광고가 아마존과 구글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시각이 있다.
아마존과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 시장 양분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사용자 데이터를 이용한 광고 노출, 물건을 판매하는데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애플과 팀 쿡 CEO는 여러번 "애플은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으며 모든 데이터는 사용자의 아이폰에 저장된다"고 말해왔다. 고객의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애플은 3년 전 테러 용의자 조사를 위해 압수한 아이폰에 백도어를 제공하라는 FBI의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사용자 데이터가 대규모로 수집·유출된 것은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엔가젯은 사생활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에서 애플은 기술업계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광고는 "죄의 도시(라스베이거스)에서 하고싶은 것은 무엇이든 해라. 그래도 우린 모른다"고 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매체는 애플의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만약 당신이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일을 모르게 하고싶다면 애플은 기꺼이 아이폰을 당신에게 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