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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고비마다 '친서'로 넘은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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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북미정상회담 취소 국면에서 김정은 친서로 돌파구
친서 분량 감안하면 더 구체화된 내용 담겨 있을 수도
얼어붙은 국면 깨고 친서가 실제 동력 만들 수 있을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만나 이동하는 모습. (사진=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에 전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는 이번에도 국면전환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새해 첫 각료회의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4 용지 크기의 종이를 흔들어 보이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멋진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회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 외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북미 간 대화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직접 친서를 보내 국면을 전환시켰다. 불신으로 시작한 양 정상 간 대화에서 친서는 가장 솔직하게 의중을 교환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서 친서 외교는 빛을 발했다. 당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며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압박했던 미국 정부와 이에 항의하는 북한과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앞두고 급작스러운 취소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약 일주일 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직접 백악관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배달했다. 이후 6·12 북미정상회담의 윤곽이 구체화되기 시작해 역사적인 1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9월 아베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추가로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 친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한 편지'라고 표현했다.

당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발표 하루만에 취소돼 우려를 낳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친서 도착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청을 수락했고 대화의 동력이 이어졌다.

올해 신년사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김 위원장의 친서 역시 지난해부터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북미 고위급 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고 북한과의 대화 자체에 회의적인 미국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인식 하에, 대화를 다시 시작할 모멘텀을 만들고자 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간 북미 간 대화는 주로 정상 간의 담판으로 이뤄지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북한은 세부적인 비핵화 방법론을 논의, 합의를 이뤄야 하는 실무회담보다 곧장 정상 간 담판을 거치는 톱다운 방식을 선호해 왔다. 이번 친서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상황을 타개해 보려는 북한의 의중이 녹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중단된 북미 실무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또 친서의 분량 등을 감안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밝힌 친서의 내용보다 비핵화 대화와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친서에 담겨있을 가능성도 있다.

새해 첫날 미국과의 대화의지를 밝힌 신년사와 함께 백악관으로 전달된 이번 친서가 실제 동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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