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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우정…외롭지 않았던 전태관의 마지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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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기념 앨범 커버

 

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의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음악인들은 고인이 27일 암 투병 끝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그를 도왔다.

봄여름가을겨울 멤버이자 오랜 음악 동료인 김종진은 고인의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지난 4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태관을 위한 동료들의 후원이 시작됐다"고 알렸다.

해당 글에서 김종진은 "그간 병석의 남편을 수족처럼 돌보아주던 부인이 세상을 떠난 후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이 때, 뮤지션과 지인 여러분들이 이후의 거취에 대해 궁금해 하고 걱정해주시며 고통을 분담할 구체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실천해보자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개별적인 후원을 시작했고, 차후 트리뷰트 앨범과 공연을 제작하자는 의견을 주셨다"며 "전태관 군을 대신해 먼저 감사 말씀 전한다"고 전했다.

또한 김종진은 "지난 30년간 친구로서 동료로서 곁에서 지켜봐 온 전태관 군은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젠틀맨이었다. 힘들 때에도 주변에 손을 벌리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했다"며 "누가 뭐랄 것 없이 먼저 손을 내밀어주시는 선후배님들의 모습을 보고 저는 '동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세상을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후 김종진이 언급했던 트리뷰트 앨범이 실제로 만들어져 이달 발매됐다.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전태관을 돕기 위해 제작된 앨범의 타이틀은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 앨범에는 데이식스(DAY6), 오혁, 어반자카파, 십센치(10cm), 장기하, 대니정, 이루마, 윤도현, 윤종신 등 후배 뮤지션들이 참여해 봄여름가을겨울 음악을 재해석했다. 배우 황정민도 힘을 보탰다. 애초 이 앨범의 수익금은 암 투병 중이었던 고인에게 전달될 예정이었다.

지난달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가 재단법인 '빛이나'와 함께 고인에게 위문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빛이나'는 음실련 회원이었던 샤이니 종현의 가족들이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종현의 저작권료를 재원으로 문화예술 활동에 전념하는 예술인의 성장을 격려하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당시 음실련은 "'빛이나'의 후원으로 생계에 어려움이 있는 회원을 지원하는 '긴급 생계비 지원 사업'을 진행하던 중 이번 전태관 회원의 암 투병 소식과 최근 부인 역시 사별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재단법인 빛이나의 지원금 일부와 음실련의 병위문금으로 전태관 회원을 지원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색소폰 연주가이기도 한 음실련의 김원용 회장은 "사람은 누구나 좋은 시절이 있고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겪게 되는데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도울 수 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음실련은 항상 실연자의 친구가 될 것이며 부디, 전태관 회원이 병마를 이겨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내년 1월 16~27일, 2월 13~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총 30회에 걸쳐 진행될 30주년 공연 수익금 역시 고인을 위해 쓰일 예정이었다. 이 공연은 암 투병 중이었던 고인은 무대에 서지 않고, 보컬 겸 기타리스트 김종진이 밴드 세션 연주자 및 윤도현, 김현철, 이적, 유희열, 배철수, 빛과소금, 이현우, 첼리스트 김규식 등 특별 게스트들과 무대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한편, 28일 부고를 알린 김종진은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 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전태관 군은 이제 천국의 자리에도 위로와 기쁨을 나눠주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위로를 줄 것"이라며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해달라"고 당부했다.

고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기념 앨범에 참여한 윤종신과 어반자카파 조현아를 비롯해 싸이, 김동률, 현진영, 선우정아 등 음악계 동료들이 SNS에 추모글을 올렸다. 김창완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청취자들의 추모 메시지를 낭독하고, 봄여름가을겨울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를 선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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