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호주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호주 브리즈번 선콥 스타디움에서 벤투 감독과 구자철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동료들과 함께 59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서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미드필더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은 27일 아시안컵에 임하는 특별한 각오를 전했다.
구자철은 에이전트사인 ㈜월스포츠를 통해 낸 보도자료에서 아시안컵을 앞둔 소감을 묻는 말에 "아시안컵은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세 번째 참가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렇게 밝혔다.
구자철에 이번 대회는 세 번째 아시안컵이다.
스물 두살에 참가했던 2011년 카타르 대회 때는 5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컵 득점왕을 차지한 건 1960년 고(故) 조윤옥과 1980년 최순호, 1988년 이태호, 2000년 이동국에 이어 구자철이 다섯 번째다.
당시 제주 소속이던 구자철은 아시안컵 활약을 발판삼아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와 계약하며 유럽에 진출했다.
2015년 호주 대회 때는 아픔이 남아있다. 구자철은 호주와 조별리그 3차전 때 공중볼을 다투다가 밀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는 바람에 더는 경기에 뛰지 못했다.
득점왕과 부상 낙마의 기억이 교차하는 구자철로서는 세 번째 아시안컵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구자철은 "대표팀에서 최상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 심각한 고민과 스트레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벤투 감독님이 독일까지 찾아왔고, 오랜 시간 대화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어도 '다양한 방식'으로 대표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차범근 전 수원 감독에 이어 분데스리가 통산 200경기 출장을 앞두고 있다.
9시즌 동안 199경기에 출전해 28골을 넣은 구자철은 "분데스리가에서 시즌 평균 25경기 정도를 출전하며 8년을 뛸 수 있었다는 것에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