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후유증 '울분'…참여업체 "남은 건 빚더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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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②]올림픽 성공개최?…피해 업체들 여전히 '발 동동'
관련기관, 해결책 마련 나섰지만 여전히 '지지부진'
올림픽 경기장 사후활용 문제는 아직 남은 과제

강원영동CBS는 연말을 맞아 3차례에 걸쳐 올 한해 영동지역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두 번째 순서로 올림픽 성공 개최 이면에 있는 후유증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보수 텃밭' 동해안 지역 정치지형 '재편'
② 평창올림픽 후유증 '울분'…참여업체 "남은 건 빚더미뿐"
북한 응원단이 지난 2월 13일 강릉 오죽헌에서 공연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619억 원의 흑자를 내 성공적인 대회였다는 찬사가 쏟아지지만, 정작 대금을 못 받은 참여업체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이 올림픽 개막 첫날 빙상개최지 강릉에 찾아와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공연을 마무리했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꾸려져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하지만 화려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혹독한 한파를 견뎌내며 컨테이너와 임시시설물 등을 제조·납품한 업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컨테이너를 제조해 납품하는 H회사 A대표는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들어와도 이를 수행할 운영자금이 없어서 놓친 것만 2건"이라며 "올림픽 때 일한 대가를 보상받지 못한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앞서 H회사는 올림픽을 앞두고 한 달 반 만에 106동(1동 기준 6평짜리)의 컨테이너를 만들었고, 조직위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으며 추가공사까지 진행했다.

대부분 철거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H회사의 한 직원이 임시 컨테이너가 설치됐던 장소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지 1년이 다 되도록 추가공사 대금 10억 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특히 A대표는 "조직위가 대금은 제대로 지급하지도 않으면서 올림픽 당시 우리 회사에서 납품한 컨테이너 95개를 논의 없이 매각하고, 가격도 헐값에 넘겼다"며 분노하고 있다.

한편 올림픽 당시 경기장에 컨테이너를 판매·대여했던 한 재하청업체 B대표는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해 현재 고소당한 상태다.

B대표는 "컨테이너 화재로 돈 흐름에 문제가 생긴 데다가 원청에서 하청, 재하청으로 넘어오며 가격이 내려가면서 현재 돈을 주기가 너무 어려운 상태"라며 "올 한해만 넘기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남은 건 빚더미와 고소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평창올림픽이 정말 흑자가 맞는 거냐"며 "교도소에 갈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이 대분분 철거돼 성화대만 남긴 채 황량한 공터로 변해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앞서 지난 7월 13일 오후 9시 20분쯤 원주시 소초면 장양리의 한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올림픽 때 사용한 컨테이너 450여 개가 불에 탔다.

이 화재로 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긴 것도 현재 체불임금의 한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강원건설 노조 측은 조직위가 발주한 KTX 강릉역주자장 공사에 참여한 대금 1억 원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국가 행사를 위해 밤낮없이 일했는데 정작 참여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다만 조직위는 하청이나 재하청업체가 아닌 원청업체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 계약관계를 무시하고 임금을 보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되풀이했다.

조직위는 현재 화재 보상방법에 대한 법률 검토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올해 안에 결론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한 것과 달리 아직 뚜렷한 방법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사진=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올림픽 경기장 사후활용 문제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아이스아레나의 경우 지난 26일 강원도가 강릉시에 무상으로 소유권을 넘기면서 다목적 체육시설로 활용방안을 찾았지만, 그외 경기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올림픽 당시 알파인경기장으로 활용된 가리왕산 복원을 두고 강원도와 산림청이 의견을 달리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공적인 올림픽 이면에 참여업체 노동자들은 삶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고, 올림픽 경기장은 여전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면서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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