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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쓴소리' 경청하는 文 대통령…"문제의식 키워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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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제자문회의서 "경제 미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경제 비판 재차 직접 언급…"무슨 얘기든 참고하겠다"
정책 보완 가능성 열어두며 시장에 '긍정신호' 보내기 주력
사의표명한 김광두 "기준 불분명한 적폐청산, 다수 기업들 불안감"
사표 수리는 아직…경제 비판론 안고가기?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이하 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선 기업활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의 수정·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의 쓴소리들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를 경청한 뒤 "문제의식을 조금 더 키워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최근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정부 정책의 부작용을 물으며 보완책을 고심하는 한편, 기업 투자 활성화 정책에 무게를 실으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려는 최근 행보와 맞닿아 있다.

이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이자 민간과의 소통창구인 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선 '대한민국 산업혁신 추진 방향'이 주된 의제로 다뤄졌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도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와 관련해 요즘 침체, 부진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듣고 심지어는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들도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미래를 향해 열심히 달려갈 수 있는 그런 좋은 논의들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일각에선 산업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 정부를 향한 쓴소리들을 직접 언급했었다. 이 때에도 "뼈아픈 자성"과 "경청"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은 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먼저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제가 또 먼저 말씀을 드리면 혹시 또 제 이야기에 제약을 받아서 자유롭게 논의가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고수 앞에 먼저 말씀을 드리다가 낭패를 볼 것 같기도 하고"라며 분위기를 녹이기도 했다.

경제정책에 대한 각종 비판 속에서도 "(각종 경제지표는)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지난 8월 말·청와대 장하성 전 정책실장)며 정면돌파 메시지를 내놨던 과거 청와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한 참석자는 "경제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대통령이 경청을 하는 모습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 자리엔 자문회의 부의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던 김광두 부의장이 참석해 주도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김 부의장은 "우리 산업이 기존 전략과 정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미래지향적 노사관계와 기업하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며, 적극적인 규제개혁도 추진해야 한다는 등의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폐청산으로 범범행위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범위와 기준이 애매해 다수의 기업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범위와 기준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노동조합의 자유는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노조의 불법행위는 막아줘야 한다"는 말을 회의에서 했다고 설명했다.

거시경제분과의 민간 자문위원인 연세대 성태윤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폭이 현실경제, 시장여건과 괴리돼 있어서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 중심으로 타격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 부분에 대한 수정이나 지원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회의에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특히 자문회의에서 활동하면서도 줄곧 '경제 쓴소리'를 이어오던 김 부의장은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안건보고가 마지막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겠느냐"며 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재차 내비쳤다. 일각에선 전체회의를 마지막으로 김 부위원장의 사표가 수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그의 거취와 관련해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경제비판론도 수용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밖에도 거시경제분과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자문위원은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징벌배상 및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통한 기술탈취 방지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말씀해주신 문제의식들을 조금 더 키워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활용해 시장을 개척하는 '추격형 경제'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우리가 새로운 가치를 선도적으로 창출해서 산업화를 이끌고 하는 단계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그 점이 안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비슷한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오늘 (위원들이) 해 주신 말씀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신 가치 창출) 능력이 없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류, 케이팝 등을 보면 우리가 제대로 하면 굉장히 창의적인 능력도 갖고 있는 민족"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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