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포스코에너지 전지희가 22일 제72회 탁구종합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 1단식에서 날카로운 백핸드를 선보이고 있다.(제주=더 핑퐁 안성호 기자)
여자탁구 국가대표 에이스 전지희(26)가 2년 만에 국내 최고 권위 대회 우승컵을 소속팀 포스코에너지에 선사했다. 본인도 국내 1인자의 명예를 화려하게 회복했다.
전지희는 22일 제주 사라봉체육관에서 열린 제72회 파나소닉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삼성생명을 맞아 3 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결승에서 당한 0 대 3 완패를 깨끗하게 설욕했다.
포스코에너지는 2016년 이후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3년 만에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대회 2연패는 무산됐다.
전지희가 일등공신이었다. 1단식에서 전지희는 역시 국가대표인 최효주와 에이스 대결에서 3 대 1(11-4 6-11 12-10 12-10)로 승리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여세를 몰아 포스코에너지는 2단식에서 김별님이 김지호를 누르면서 2 대 0으로 앞서갔다.
이어진 3복식에서 전지희는 이다솜과 짝을 이뤄 최효주-김지호와 맞붙었다. 전지희는 노련한 경기 운영과 매서운 공격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3 대 0(11-7 11-9 11-7) 완승을 거뒀다. 강약을 매끄럽게 조절한 전지희와 이다솜에 최효주-김지호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이겼다' 김형석 감독(오른쪽) 등 포스코에너지 선수단이 22일 제 72회 탁구종합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주=더 핑퐁 안성호 기자)
사실 전지희는 지난 10월 '미래에셋대우 2018 실업리그'에서 국내 1인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당시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3차전에서 1복식 패배에 이어 2단식에서 김지호에게 1 대 2로 덜미를 잡힌 것.
물론 당시 전지희는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3차전에 앞선 이틀 전 대상포진에 걸렸던 것. 그럼에도 팀의 에이스로 경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9년 만에 부활한 실업리그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 국내 최고 권위 대회에서 명예를 회복했다. 똑같은 상대 삼성생명에 3 대 0 완승으로 되갚았다. 지난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도 훌훌 날렸다.
경기 후 전지희는 "지난해 대회와 실업리그 모두 내가 못 해서 져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 "사실 실업리그 때는 몸도 좋지 않았지만 경기 방식이 익숙지 않아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돌아보면서 "팀에 우승을 안길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은 "사실 앞서 올해 대회에 5번 결승에 올랐는데 6월 실업챔피언전 우승밖에 하지 못했다"면서 "오늘도 진다면 동계훈련이 아주 힘들 뻔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이어 "전지희가 에이스 역할을 해줬고, 김별님과 이다솜 등도 잘 했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