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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내년엔 아빠가 TV 더 많이 나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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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섭, 감격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승섭이 20일 제 13회 스톰-도미노피자컵 국제오픈볼링대회 결승에서 호쾌한 샷을 구사하고 있다.(용인=KPBA)

 

'예비 학부형' 이승섭(42·JW스틸그룹)이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한국프로볼링(KPBA)의 자존심을 지키며 데뷔 첫 메이저 우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내년 초등학생이 되는 아들에게 뜻깊은 입학 선물을 안겼다.

이승섭은 20일 경기도 용인 레드힐볼링라운지 경기장에서 열린 '제13회 스톰·도미노피자컵 국제오픈볼링대회' 결승에서 미국프로볼링(PBA) 간판 스타 EJ 타켓(모티브)을 255 대 193으로 눌렀다. 프로 데뷔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며 우승 상금 3400만 원을 거머쥐었다.

개인 통산 2승째다. 이승섭은 2015년 북큐브컵 고양투어 이후 3년 만에 값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메이저 대회에서는 지난해 삼호코리아컵 3위가 최고 성적이었지만 올해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날 경기장에는 550명이 넘는 팬들이 몰렸다. 규모가 작은 볼링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대관중이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데다 지난해 챔피언 앤서니 시몬센과 미녀스타 다니엘 맥큐언(이상 미국) 등 세계적 스타들도 총출동했다. 그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 결승 상대는 미국 국가대표이자 PBA 통산 12승의 타켓. 4명 중 4위, 3위를 먼저 떨어뜨리는 슛 아웃 TV 파이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달렸다.

하지만 이승섭은 흔들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4배거(4연속 스트라이크)를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한 이승섭은 2연속 커버로 주춤했으나 경기 후반 다시 4배거를 기록하며 승부를 갈랐다. 타켓은 3연속 커버와 9프레임 결정적 스플릿을 범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막판 이승섭은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유도하며 여유있는 우승을 확정지었다.

'아빠, 챔피언 먹었어' 이승섭이 제 13회 스톰-도미노피자컵 국제오픈대회 우승을 확정한 뒤 김언식 KPBA 회장(오른쪽) 등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용인=KPBA)

 

경기 후 이승섭은 "정말 실감이 안 나고 얼떨떨해요, 아직은. 정신이 없습니다"면서 "볼링을 한 지 20년 만에 이런 많은 관중은 처음"이라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일부 팬들이 "이변의 우승"이라고 했다는 말을 듣자 이승섭은 "그럴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꾸는 메이저 우승을 이뤘다"면서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오랜 경력에도 그동안 1승뿐이었으니 이변이라 할 만도 했다. 한 볼링 관계자는 "이승섭이 실력은 있었는데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본인도 "올해 TV 파이널에 3~4번 정도 나설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잘 되지 않았다"면서 "내년에는 멘탈을 잘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2년 정도 볼링을 접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의 힘으로 마침내 메이저 우승을 일궈냈다. 이승섭은 "우승의 기쁨을 누구에게 전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무엇보다 항상 옆에서 큰 힘이 돼준 가족들"이라면서 정말 한쪽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내와 아들, 딸을 가리켰다. 이어 "오늘도 긴장이 될 때마다 가족들을 보고 힘을 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7살 아들(정후), 5살 딸(서하)에게도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 이승섭은 "아빠가 TV에 나왔으니 아마 유치원에 가서 난리가 날 것 같다"고 웃으면서 "특히 정후는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큰 입학 선물을 준 것 같다"면서 "앞으로 더 많이 TV에 나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든든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였다.

소속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승섭은 "스톰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을 거둬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대표팀 이하 모든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8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한 이승섭. 내년 학부형이 되는 가장 프로볼러의 다짐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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