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진혁(왼쪽부터), 이엘리야, 장나라, 신성록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SBS 주동민 PD가 진두지휘하는 현장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리턴'부터 '황후의 품격'까지 주동민 PD는 침체된 SBS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현장에서는 거듭 마찰과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공동고발인단은 '황후의 품격'의 방송사 SBS·제작사 SM라이프디자인그룹·연출자 주동민 PD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스태프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지 않았고, 초장시간 노동이 반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황후의 품격'은 9월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총 50회 촬영을 진행했다. 이중 절반이 넘는 33회차 동안 스태프들은 20시간 넘게 노동했다. 휴차(촬영 없이 쉬는 날) 없이 수일간 이어진 연속촬영은 노동강도를 더욱 높였다. 결국 보다 못한 스태프들이 현장 책임 주체들에게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방송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방송사들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1년 유예기간을 갖고 현재 시범적으로 주 68시간 근무제에 돌입했다. 특히 SBS는 지상파 방송사 최초로 주 최장 근로시간을 68시간으로 노사 합의했지만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현장 최고 책임자인 주동민 PD 역시 그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배우 고현정이 지난 1월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수목드라마 '리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올해 초에도 주동민 PD는 연출을 맡은 '리턴'이 주연을 교체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 PD는 주연 배우 고현정과 현장에서 의견 마찰을 빚었고 그 간극을 좁히지 못해 고현정 하차로까지 이어졌다. 각기 상반된 '리턴' 스태프들의 현장 증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주 PD와 고현정 사이 잘잘못을 가리는 갑론을박이 거셌다.
당시 고현정은 "제작 과정에서 연출진과 거듭 의견 차이가 있었고 이를 조율해보려는 노력에도 간극을 좁힐 수 없어 많은 논의와 고심 끝에 촬영을 이어 나가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함께 만들어 나가는 드라마의 특성상 한 사람이 문제라면 작품을 위해서라도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하차 통보를 받아들인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드라마 현장에서 배우와 PD 간에 의견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 상의 이유가 아닌 이상 주연 배우가 하차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SBS는 고현정에게 하차를 통보하면서 주동민 PD와 고현정이 얼마나 심각한 갈등 상황에 있었는지 방증했다.
SBS와 주동민 PD는 '리턴' 논란 당시 박진희로 주연 배우를 교체하며 문제를 봉합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논란에 현장을 총괄하는 주동민 PD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번에는 배우 한 사람이 아닌 다수 스태프들이 문제 제기를 한 상황에서 과연 어떤 해결책을 찾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