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기대하세요' 광주체고 1학년 안세영이 18일 2019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 첫날 여자 단식 2연승으로 B조 1위로 나선 뒤 태극마크와 내년 국제대회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청송=노컷뉴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차세대 에이스 안세영(16·광주체고)이 2019년 국가대표 선발전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국제대회 경험을 더해 지난해 사상 첫 중학생 국가대표 발탁의 돌풍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안세영은 18일 경북 청송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9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 첫날 여자 단식 풀리그에서 2연승을 거뒀다. 여자 딘식 B조 선두로 나섰다. 내년에도 대표팀 발탁이 유력한 상황이다. 관계자들은 "이미 같은 나이대는 적수가 없고 어지간한 언니 선수들도 압도한다"고 귀띔했다.
이날 오전 안세영은 첫 경기에서 난적 전주이(화순군청)를 만났다. 지난해 선발전 A조 1위로 B조 1위였던 안세영과 나란히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 지난해는 조가 나뉘어 대결하지 않았다.
만만치 않은 상대였으나 안세영은 2 대 1(21-17 14-21 21-10)로 눌렀다. 여세를 몰아 안세영은 오후 김예지(한체대)를 2 대 0(21-13 21-7)으로 완파하며 2연승을 거뒀다. 경기 후 안세영은 "오늘은 컨디션도 좋았고, 공도 잘 들어갔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안세영은 지난해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중학교 3학년으로 7전 전승을 거두며 한국 배드민턴 사상 최초로 중학생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 이후 5월 2018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하며 동메달에 힘을 보탰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은 아쉬운 노 메달에 그쳤으나 안세영은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올해 1년이 어땠을까. 안세영은 "올해는 (국제대회 출전까지) 쉬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그만큼 실력과 기술이 늘고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에 비해 정확성이 좋아졌고, 잦은 실수들이 줄었다"며 성과도 들려줬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중학교 3학년으로 출전해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중학생 대표로 선발된 안세영의 모습.(사진=요넥스코리아)
안세영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최고 권위의 2018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 덴마크와 경기에서 마지막 단식을 잡으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캐나다와 8강전에서도 당시 단식 세계 48위 브리트니 탐을 2 대 1로 제압하며 4강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4강 진출 확정 뒤 안세영은 코트에서 흥겨운 '골반 춤 세리머니'로 10대다운 발랄함을 보이기도 했다.
비록 강적 일본과 4강전에서 졌지만 성인 국제대회에서 동메달이라는 거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안세영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였다"면서 "내 플레이를 잘 할 수 있었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교훈도 적잖았다. 안세영은 "외국 선수들은 체력과 체격이 모두 좋다"면서 "나도 체력을 기르고 기술을 더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올해 국제대회를 돌아봤다. 이어 "헤어핀 기술이 장점인데 상위 랭커들에게는 잘 먹히지 않더라"면서 "외국 선수들은 네트 앞에서 상대를 속이는 기술이 좋은데 페인트 등 경기 운영 능력을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와 내년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안세영은 "지난해 선발전 전승을 했는데 올해도 하고 싶다"면서 "또 국제대회에서는 올해보다 더 좋은 랭킹이 높은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안세영에 대해 안재창 신임 대표팀 감독은 일단 "아직 어리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기술이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안 감독은 "배드민턴은 마음으로 하는 운동인데 안세영은 멘탈이 좋다"면서 "향후 성지현(인천국제공항)을 이을 단식 간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단 대표로 선발되면 내년 1월부터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이다. 안 감독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가려면 상위 16위까지 랭킹을 올려야 한다"면서 "1년 동안 김가은(삼성전기), 심유진(인천국제공항)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선발전에서 한국 배드민턴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안세영. 한 뼘 더 자란 '천재 소녀'의 2019시즌,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