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월요일 아침. 여러분들 팍팍한 출근길 함께하고 계실 텐데 아마 이분 목소리 들으시면 그래도 조금 힘이 나실 거예요. 정세현 전 장관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정 장관님, 어서 오세요.
◆ 정세현>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정 장관님 모신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어떤 얘기냐면 2018년 이제 딱 2주 남았죠. 언제는 안 그랬냐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뉴스가 제일 기억에 남으세요? 저희 뉴스쇼에서는 오늘부터 올 한 해 동안에 굵직한 뉴스들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그런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뉴스쇼가 꼽은 2018 키워드, 오늘 첫 순서는 '평화'라는 키워드를 골라봤습니다. 남북 두 정상이 한 해 세 번 만났죠. 북미 정상이 만난 것도 역사상 처음이죠. 최초라는 기록을 참 많이 만들었던 한 해인데 후반기로 오면서 속도가 좀 주춤합니다. 올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도 전망을 해 보겠습니다. 정 전 장관님, 다시 한 번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반갑습니다. 스튜디오에 오랜만에 나와 주셨는데 오늘 굉장히 멋있게 입고 오셨어요.
◆ 정세현> 뉴스쇼 스튜디오는 처음이죠.
◇ 김현정> 처음이신가요?
◆ 정세현> 아침에는.
◇ 김현정> 그러신가요? 전화로만 우리가 계속 만났었고.
◆ 정세현> 저녁에는 한두 번 왔었는데.
◇ 김현정> 오늘 무슨 일 있으세요? 오늘 왜 이렇게 멋있게 입고 오셨어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정세현> (웃음) 외손녀가 2학년인데 오늘 외손녀가 공부하는 학교의 반에 가서 일일 교사를 해 줍니다. 통일 문제. 그래서 조금 머리 색깔에 어울리지 않게 넥타이를 맸습니다. ◇ 김현정> 빨간 넥타이 매고 오셨어요, 지금.
◆ 정세현> 또 번쩍번쩍해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키는.
◇ 김현정> 금박이도 있는 빨간 넥타이. 초등학교 2학년한테 통일 문제 설명하시려면 이거는 어떤 인터뷰보다 어려울 것 같은데요?
◆ 정세현> 어렵죠. 우선 용어를 어렵게 쓰면 안 되고.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정세현> 한번 해 보죠, 뭐.
◇ 김현정> 우리 꿈나무들한테 잘 좀 설명하고 와주십시오.
◆ 정세현> 통일 문제를 40년 넘게 다뤘는데 초등학교 2학년한테 설명을 할 수 없다면 이제 방송도 집어치워야죠. 그만둬야지요.
◇ 김현정> (웃음)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 초청받아 가실 만큼 올 한 해는 정 장관 개인적으로 정말 바쁜 한 해 아니셨어요?
◆ 정세현> 지금 입술이 부르텄어요.
◇ 김현정> 부르트셨어요? 그럴 정도시네요, 진짜. 올 한 해 개인적으로는 어떤 한 해라고 정리하시겠습니까?
◆ 정세현> 누가 그럽디다, 전성기였다고. 굉장히 바빴어요. 하루에 인터뷰. 방송 인터뷰는 이거는 오히려 시간이 적게 걸리고. 신문 인터뷰 그다음에 강연, 세미나. 이렇게 해서 하루에 뭐 3개, 4개씩 일정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고 그랬었어요. 도중에. 하여튼 평창 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이. 대표단이 아니라 축하단.
◇ 김현정> 선수단.
◆ 정세현> 축하단. 김영남과 김여정. 그 사람들 오는 날부터 나는 오늘까지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정 장관님의 입술이 부르텄다는 얘기는 그만큼 남북 관계가 올 한 해 드라마틱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역사 속에서 먼 훗날 2018년을 기억한다면, 기록한다면 어떻게 기록이 될까요?
◆ 정세현> 한반도의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2차 대전 이후 1945년 해방 이후 미국과 소련이 짜놓은 동북아 질서라는 거. 그 판이 그동안 73년 동안을 크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돼 왔었는데 남북 정상 회담 3번. 특히 북미 정상 회담, 6.12 북미 정상 회담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새 판을 짜야만 되는 그런 중대한 의미가 있는 합의가 싱가포르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후세 사람들은 2018년을 한국 분단사가 끝나고 통일사가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이렇게 기록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2018년을 그렇게 기록을 할 수 있습니다가 아니라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끝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로.
◆ 정세현> 글쎄요. 잘 나가다가 이게 10월부터 조금. 11월, 11월 8일 뉴욕에서 하기로 돼 있었던 김영철, 폼페이오 회담이 불발되면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10월까지는 괜찮았습니다. 11월달부터 그렇게 조금 불안불안하게 가는데 해 바뀌면 좋아지겠죠.
◇ 김현정> 그 이야기는 조금 우리가 왜 분단사에서 통일사로 넘어가는 기점으로 기록이 될 것입니다가 아니라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지금 여운이 남기셨는지는 잠시 후에 여쭙도록 하고. 일단 올 한 해 그 드라마틱한 상황 중에서 제일 개인적으로 꼽으시는 최고의 장면은?
◆ 정세현> 4월 27일날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 군사 분계선을 넘어오는 장면도 드라마틱했지만 사실 두 분이서 손을 잡고 올라갔다 또 내려오는 거. 그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분단사에 참 처음 일어난 장면입니다.
◇ 김현정> 넘는 것뿐만 아니라 넘었다 다시 두 사람이 온 그 순간.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두 번의 남북 정상 회담이 있었지만 다 서해 직항로로 해서 다녀왔는데. 그 장면이 있었고. 또 하나는 그 못지않게 감격적인 장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능라도 연설. 능라도 경기장 연설. 그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그것을 사전 원고 검토 없이 허용했다는 거예요.
◇ 김현정> 사전에.
◆ 정세현> 보통 대개 사전에 좀 보자 그럽니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좀 보자.
◇ 김현정> 연설문 좀 봅시다. 우리 주민들 앞에서 하는 대중 연설이니까.
◆ 정세현> 그렇지, 그렇지. 우리 같은 사람들 옛날에 가가지고 답사하는 것도 환영 만찬회 답사하는 데도 무슨 내용인지 좀 사전에 알고 싶다는 식으로 하면 보여줄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만찬에서 하는 얘기도.
◆ 정세현> 그렇지. 그런데 이번에는 그거 없이 연설을 하게 했고 본인이 가끔 긴장한 표정으로 얘기를 듣는 거 보고 이것은 사전에 조정을 거치지 않은 즉석 연설이구나. 그런데 그걸 허용했다는 게 대단한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주민들이 환호해서 그래서 뭉클했다라기보다는 그냥 믿고 그 수만명 주민 앞에 그냥 뒀다는 거 그 자체가 엄청난 거다, 신뢰다.
◆ 정세현> 그러니까 남북 관계는 그동안 오랜 세월 동안 적대를 해 왔지만 한번 만나가지고 서로 얘기를 하다 보면. 제 경험도 그래요. 신뢰가 금방 쌓여요. 그것도 신뢰의 표현입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장면, 능라도 연설 장면. 그래요. 그렇게 해서 이제 올 한 해를 잘 달려왔는데. 왜 2018년이 통일사의 큰 획을 긋는 전환점으로 기록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인지. 그 부분을 우리가 지금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어떻게 보세요? 지금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계세요, 정 장관님.
◆ 정세현> 지금은 춘래불사춘입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 정세현> 지금 계절적으로는 겨울이지만 10월까지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 선언이 그대로 그냥 이행될 수 있다는 전망들이 많이 나왔었죠. 실제로 그런 징후들도 있었고. 그런데 11월달 들어서 아까도 잠시 얘기했었지만 11월 8일 뉴욕 북미 장관급 회담 불발되면서부터 좀 이게.
◇ 김현정> 삐걱삐걱.
◆ 정세현> 삐걱거리고 비틀비틀하는 거 같았어요. 이제 그 상태가 한 달. 한달 열흘 정도 지속되고 있는데 이게 해가 바뀌면 조금 좋아질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근데 왜 삐걱거리기 시작한 거예요, 그 무렵에 갑자기 잘 나가던 것이?
◆ 정세현> 북한에서는 자기네들이 비핵화 관련해서 핵 실험장도 파괴를 했고 그다음에 미국이 제일 싫어하는 장거리 미사일,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의 엔진. 엔진 해체 그리고 발사대 해체 같은 선행 조치를 취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아무것도 지금 안 해 주니까. 이른바 상응 조치라는 겁니다.
◇ 김현정> 대북 제재 좀 풀어준다든지 이런 거.
◆ 정세현> 그걸 안 해 주니까 북한으로서는 이렇게 하다 보면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반대급부를 받아내지 못하고 미국한테 끌려가다가 결국 나중에 핵만 뺏기고 북미 수교라는 최종 목표. 또는 미국의 대북 적대적 군사 행위 종식이라고 하는 그런 안전 담보 이런 것은 보장 못 받는 거 아니냐. ◇ 김현정> 불안감이 생긴 거군요.
◆ 정세현> 불안감이 있으니까 그걸 보장하라고 지금 밖에서 계속 떼를 쓰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미국은 왜 안해주는 겁니까? 조금 오면 오고 가는 게 조금씩은 있어야지 되는 건데, 서로.
◆ 정세현> 그렇죠. 바로 그거예요. 그러니까 그것은 상식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에는 상식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강자의 일종의 논리라 그럴까. 강자의 오만 비슷한 것이 좀 있어요. 제 기억에 소련이 망하기 전에는 미국 외교가 그렇게 오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산 진영을 대표하는 소련과 자유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이 양극 체제를 이루고 있을 때는 그런 대로.
◇ 김현정> 균형?
◆ 정세현> 균형이라고 그럴까. 비압박적인 방식을 쓰기도 했는데 소련이 망하고 난 뒤부터는 미국이 유일 강대국이 되면서부터는 모든 나라를 지휘하려고 그러는 그런 성향이 있어요. 지금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 협상에서도 보십시오. 지휘하는 식이에요. 그러니까 미국의 관료들 입장에서는 오랜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는 관료들 입장에서는 북한과 같은 나라를 상대로 해가지고 1:1로 협상을 하는 것은 그거는 잘못된 거다.
◇ 김현정> 심지어 중국한테도 무릎 꿇어라 하는데.
◆ 정세현> 그렇지. 그런데 북한이, 노스코리아가 천지분간 못 하고 1:1로 외교를 하자고 그러는데 그거는 우리가 좀 버티면 굽히게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위 정통이라고 그럴까. 관료 경험도 없고 정치인 경험도 없는 대통령 아닙니까. 김정은 위원장 만나가지고 흔쾌하게 김정은의 요구를 들어줬는데 관료들이 딱 받아보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김정은한테 속았다 내지는 홀렸다. 이렇게 보니까 이거 바로잡으려면 북한의 선행동을 먼저 끌어내야 된다. 그러려면 압박밖에 없다. 이게 이렇게 되어가지고 일이.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군요.
◆ 정세현> 그렇게 꼬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이거 어떻게 될 거라 보세요? 어젯밤에 나온 담화가 좀 심상치가 않아요. 그런데 저는 오프닝에 여러분 소개했습니다마는 어떤 담화가 북한에서 나왔냐 하면 '미국이 이런 식으로 대북 제재, 인권 압박을 해 오면 비핵화의 길은 오히려 영원히 막힐 거다.' 이런 담화를 고위급 명의로 나온 건 아니고 담당자 명의 정도로 나왔어요. 그래서 내용은 심상치 않은데 또 낸 사람은 그냥 정책실장 정도고 해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는 건가?
◆ 정세현> 외무성 담화라든지 외무성 대변인 담화만 해도 그게 나중에 취소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 명의의 논평이라고 하는 것은 메시지는 전달하면서 나중에 취소할 수 있는...
◇ 김현정> 길은 열어놓고.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하고 싶은 말인 건 맞군요, 북한이 지금.
◆ 정세현> 그러니까 지난 11월 8일날 북미 장관급 회담이 불발되고 난 뒤에 그때는 외무성의 국장 이름으로 국장급 관리의 명의로 논평에 나왔어요. 그때는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는 다시 핵, 경제 병진 노선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는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인권 얘기가 나왔었단 말이에요, 며칠 전에.
그러니까 그걸 보태가지고 한마디 해 놔야 되겠다. 다음 번 실무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인권 얘기를 못 꺼내게 하는 사전 대비책이기도 하고 또 상응 조치 없으면 이제 비핵화는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 북한의 비핵화를 시키지 못하는 대통령으로 또 기록이 될 거다. 이런 식으로.
◇ 김현정> 경고를 하는 거군요.
◆ 정세현> 경고하는 의미가 있죠.
◇ 김현정> 그럼 말씀 듣다 보니까 이게 심상치는 않네요.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되는 거예요. 우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도 될 것처럼 하다가 지금 마지막에 막힌 것도 그렇고. 그런데 전반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될 거다라고 판을 보고 계세요?
◆ 정세현> 글쎄요. 북한의 셈법이 문제이기는 해요. 우리 같으면 좀 일단 지난번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한테 한 얘기가 있으니까. 하여튼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다 들어주겠다 하는 얘기를 전해 달라는 얘기까지 했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한테.
◆ 정세현> 서울 답방. 문 대통령을 통해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권고하고 그다음에 남북 정상 회담을 통해서 북미 정상 회담으로 건너올 수 있는 다리를 만들라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 주문을 한 거예요.
◆ 정세현> 그렇지. 그런데 지금 북한은 대충 무슨 뜻인지 알겠고 또 뻔히 비핵화를 먼저 하라는 얘기일 거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 만나봐야 별로 새로운 얘기는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지금 이렇게 밖에서 떼쓰고 일종의 장외 압박 전술을 통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가지고 이러는 것 같은데 미국 그렇게 해서 안 됩니다.
◇ 김현정> 안 됩니까?
◆ 정세현> 안 돼요. 요즘은 그렇게 안 돼요. 아니, 아까도 잠시 얘기했지만 중국 보십시오.
◇ 김현정> 심지어 중국도.
◆ 정세현> 그렇지.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한 번 만나야 되는데 그런 여지를 전혀 안 주고 있으니까 어떻게 정상 간의 핫라인은 가동되지 않는다고 그러지만..
◇ 김현정> 왜 핫라인이 가동 안 되는 거죠? 같이 뭐 공동 사무소도 만들어놓고 거기서 금방금방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우리 알고 있었는데 왜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지금 답방 문제 가지고?
◆ 정세현> 북쪽이 일부러 안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 김현정> 전화를요? 일부러 안 받아요?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도청이라도 당할까 봐 혹시 그러는 건가요?
◆ 정세현> 그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마 그런 식으로 버텨가지고 우리 쪽의 조바심을 유발해서 우리가 미리 미국을 어떻게 흔들어가지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면 그때 나가겠다 하는 계산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쨌건.
◇ 김현정> 너네가 여건 만들어놔라. 그러면 그때 우리 답방하겠다, 이렇게?
◆ 정세현> 그렇지, 그렇지. 그런 거 같은데 이게 참 쉽지가 않네요. 그런데 이럴 때는 실무 라인을 통해서라도 계속 북한한테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 됩니다. 너무 그렇게... 판문점 공동 연락 사무소 소장급 가지고는 어려울 것 같고. 이쪽에서 책임 있는 고위 당국자가 얼마든지 판문점에 올라가서 만날 수 있으니까. 정상이 움직이는 건 요원하지만 장관급 내지는 국정원장이나 저쪽의 김영철 정도는 비공개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 김현정> 뚫어야 된다.
◆ 정세현> 북한 태도 변화를, 완화를 일단 설득을 하고 그리고 그걸 가지고 미국을 또 한 번 설득을 해서 내년 초에는 북미 정상 회담이 되도록 해야 평화가 올 겁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 정리해 보니까 저는 미국한테 꿇어라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미국은 지금 굉장히 오만한 외교를 이미 하고 있는 나라니까 북한이 조금 더 유연하게. 그러니까 북미 대화 여건이 만들어진 다음에 답방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답방을 통해서 북미 대화 여건을 만들어라. 이렇게 좀 능동적으로 하기를 원하고 계신 거네요, 정 장관님께서는?
◆ 정세현> 그렇죠. 현실적으로 이게 국제 정치라는 것이 이것도 정치입니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힘 있는 쪽과 힘 없는 쪽. 약자와 강자 사이의 관계는 1:1 절대로 아니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정치는 그래요.
◆ 정세현> 이번에 연동형 비례제는 단식으로 어떻게 끌어냈다 그러지만 이건 북한이 지금 단식 중인데 이건 국제 정치는 그렇게 단식으로 안 됩니다.
◇ 김현정> 지금 북한이 단식 중인 겁니까?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단식 농성 중인 겁니까? 그런데 아무리 단식해도 굶어서 어떻게 될 때까지 꿈쩍 안 해요, 미국은?
◆ 정세현> 안 해요.
◇ 김현정> 그래요? 인정이 그렇게 없습니까?
◆ 정세현> 그러니까 1:1 외교가 없다는 현실에, 냉혹한 현실에 북한이 눈을 뜰 필요가 있어요.
◇ 김현정> 사실은 연내 답방 말입니다. 지난 목요일 강연에서 정 장관께서 연내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이러셨는데.
◆ 정세현> 그래요.
◇ 김현정> 그건...
◆ 정세현> 어저께까지 오겠다는 통보가 왔으면 18, 19, 20일이 가능했을 텐데 이제는 뭐 틀린 거죠.
◇ 김현정> 어제까지를 마진으로 보셨어요?
◆ 정세현> 오늘 17일인데. 한 이틀 전에 하면 되죠. 우리 준비는 다 해 놨으니까.
◇ 김현정> 원래 18일로 정해져 있었던 거 맞습니까?
◆ 정세현> 그거는 아니죠. 그러니까 북한의 여러 가지 일정으로 볼 때 그 17일은 김정일 위원장 7주기고 18, 19, 20이 비고 21일부터는 저쪽이 내년도 4월 준비하는 총화 기간이기 때문에 신년사도 작성해야 하고. 신년사 쓰기 전에 다녀가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는 식으로 생각했었는데 지금 단식하면서 안 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 김현정> 연내는 어제를 끝으로 물 건너간 걸로 본다.
◆ 정세현> 일단 21일부터는 움직이기 어려울 겁니다.
◇ 김현정> 연초는 가능하겠습니까? 이 상태 이대로라면 연초도 좀 자신 없네요.
◆ 정세현> 이 방송을 듣고 북한이 생각을 바꾸면 연초에 올 수도 있죠.
◇ 김현정> 안 바꾸면 안 올 수도 있는 겁니까?
◆ 정세현> 그런 단식 농성으로 해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 하는 것을 깨달으면 올 수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정 장관께서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는 일단 와라.
◆ 정세현> 와야죠.
◇ 김현정> 와야 된다. 거기서부터 풀어야 된다.
◆ 정세현> 그리고 지금 실무자들한테 맡겨가지고는 도저히 안 됩니다.
◇ 김현정> 안 된다.
◆ 정세현> 김영철, 폼페이오 회담이 계속 안 되는 거 보세요. 그러니까 다시 대통령이 움직여가지고 트럼프 대통령. 그러니까 김정은, 문재인 만난 뒤에 그걸 다리로 해서 트럼프, 문재인 접촉 내지는 전화로라도 이렇게 해서 모멘텀을 다시 살려내야 돼요. 신년 벽두부터 문 대통령이 금년 말부터 오늘부터 그쪽으로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오늘부터 움직여라. 거기서 뭘 만들어서 미국과 북한이 만나게 주선을 해 줘야 된다라는 말씀.
◆ 정세현> 어차피 4.27 남북 정상 회담을 북미 정상 회담의 길잡이라고 한 대통령 아닙니까. 한번 했어요. 6.12까지. 또 한 번 해야지.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지금 와 있다는 말씀이에요. 1분 남았습니다. 2019년 새해는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한 말씀. 바람일 수도 있고 전망일 수도 있고요.
◆ 정세현> 우리가 새해는 남북 정상 회담이, 4차 남북 정상 회담이 성사가 되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통해서.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북미 정상 회담의 불씨를 살려내고 북미 정상 회담에서 지난 6월 12일날 합의했던 3개의 큰 합의.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비핵화. 이 세 가지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액션 플랜을 다음 번 북미 정상 회담에서 짜야 됩니다.
◇ 김현정> 짜야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은 일단 와라, 오시오, 와야 풀린다. 이 말씀이시죠?
◆ 정세현> 그게 북한한테 좋습니다.
◇ 김현정> 미국한테는 한마디 안 하세요? 미국한테도 하셔야죠.
◆ 정세현> 아니, 북한이 뭘 어떻게 손에 쥐어줘야 그걸 가지고 미국을 달래든지 설득을 하든지 하죠. 이게 현실이에요.
◇ 김현정> 지금 움직여야 되는 건 김정은 위원장이네요. 지금 키는 그쪽이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2018 한 해의 키워드 평화를 정세현 전 장관과 함께 짚어봤습니다. 오늘 오시느라고 고생 많으셨고요. 초등학교 2학년 교실 수업 이 인터뷰보다 더 중요해요. 그거 잘해 주십시오.
◆ 정세현> 더 어렵죠.
◇ 김현정>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정세현 전 장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