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분홍장구채' 서식지가 발견돼 정부가 보호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 5월 시작한 DMZ 생태계 조사 도중 강원도 철원군 용양보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인 ‘분홍장구채’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석죽과에 속하는 분홍장구채는 강원도 영월에서 압록강까지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로 가는장구채 등 다른 장구채속(屬) 식물들과 달리 10~11월에 분홍색 꽃을 피운다.
이 꽃을 노린 이들이 무분별하게 채취한 탓에 분홍장구채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자 환경부가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한 바 있다.
특히 분훙장구채는 주로 가파른 절벽의 바위 틈에서 자라는데, 이번에 발견된 분홍장구채도 105개체가 높이 5m, 폭 150m 구간의 일부 암벽에 살고 있다.
분홍장구채가 발견된 용양보 일대는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저수지로 한국전쟁 이후 민간인통제구역에 속하면서 자연적 습지형 호수로 보존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분홍장구채 생육이 확인된 용양보 일대를 습지보호지역 등으로 지정해달라고 환경부에 건의하는 등 관할 지자체·유역환경청 등과 협력해 분홍장구채 서식지 보호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DMZ 일대에 101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멸종위기종의 중요한 서식처가 되는 DMZ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연환경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