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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나선 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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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한 교회에서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해당 목회자를 고소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들은 교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들의 호소를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피해 여성들을 돕고 있는 목회자들을 만나 그루밍 성범죄가 어떤 것이고 왜 문제인지, 그리고 성범죄를 대하는 교회의 태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친밀감을 쌓아 상대를 정신적으로 종속시켜 성적 접촉을 갖는 행위를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이라고 부릅니다.

인천 '그루밍 성폭력'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청소년 상담 활동을 해 온 두 목회자들이 피해 여성들의 사연을 접하고 지원에 나선 영향이 컸습니다.

평소 다양한 성폭력 피해 사례를 접해 온 정혜민 목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아버지가 담임으로 있는 교회에 아들이 부교역자로 있으면서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부적절한 행위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특히 피해 여성들이 대체로 가정에서 온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있었다는 점은 충격이었습니다.

[인터뷰]
정혜민 목사 / 브리지임팩트
“피해자 친구들이 부모님들이 한쪽이 안계시거나 그리고 부모님들이 이 사안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친구들이 대다수였고요. 저를 찾아왔던 친구 같은 경우에도 본인이 혼자서 열심히 이 사건에 대해서 해결을 해보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그것이 안됐던거죠.”

일반적으로 성폭력 사건은 강제성과 폭력성이 수반됩니다.

이번 사건은 청소년 담당 목회자가 오랫동안 미성년 학생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이용해 성적 접촉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다른 성폭력 사건과는 구별됩니다.

하지만, 목회자가 성관계를 목적으로 피해 여성들에게 접근했다는 점은 명백히 범죄행위라는 게 피해 여성들을 돕고 있는 목회자와 변호인측의 입장입니다.

[인터뷰]
정혜민 목사 / 브리지임팩트
“그 당시에 미성년이었던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했냐면 ‘우리 전도사님이 우리 목사님이 나를 정말 많이 아껴주시는구나. 나를 정말 사랑해 주시는구나’(라고 생각한거죠). 그런데 거기서 그쳤으면 문제가 아닌데. 거기서 더 나가서 성적인 스킨십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거죠.”

정 목사와 함께 피해 여성들을 돕고 있는 김디모데 목사는 현행법상 13세 이상인 사람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강제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면서, 처벌 기준을 18세로 변경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김디모데 목사 / 예하운선교회
“13세를 18세까지 올리기만 해도 범죄자들 입장에서 ‘미성년 잘못 건드리면 큰일나는구나’ 이런 사회적 인식이 전반적으로 깔리기만 해도 (범죄가 줄어들테고) 그 퍼센테이지 만큼 다음세대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생각합니다.)”

교회 안에서 발생한 사건을 교회 안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사회법으로 가져간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교회와 노회, 총회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호소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그루밍 성폭력’이 처벌 가능한 범죄인지 여부는 법정에서 판가름 나겠지만, 적어도 사건의 실체는 입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교회가 자정 능력을 회복하도록 거듭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정혜민 목사 / 브리지임팩트
“이 사건 하나만 가지고 이슈화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통해서 교회 안에서 그런 경각심들, 그리고 이 사건이 터졌을 때 교회 안에서 건강하게 치리하고 건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그런 인식들이 성도님들에게서부터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피해 여성들을 돕고 있는 두 목회자들은 교회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괴롭고 아픈 일이지만, 이를 통해 한국 교회가 잘못된 점들을 돌이켜 새로워지길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영상취재 / 정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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