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은 2010년을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이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그로 인해 경제성장률도 둔화되고 있으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의 맹렬한 추격에 밀리면서 조선, 철강을 비롯하여 LCD제품과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의 상품수출 추이를 보면, 2010년을 기점으로 상품 수출입 모두 증가세가 멈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상품수지 흑자는 2009년 이전의 연평균 200억 달러에서 2009년부터는 40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2015년부터는 다시 900억 달러로 폭증하고 있다. 그러나 2018년에는 700억 달러 밑으로 급감하고 있다.
(자료출처=한국무역협회)
(자료출처=한국무역협회)
이처럼 2010년부터 수출 증가세가 멈추고 있는데 상품수지 흑자는 오히려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출 주도형 성장 구조인 한국경제가 2010년을 전후로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즉 한국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불안정해지는 것은 더 이상 수출이 증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상위 12개 수출품목의 수출 추이를 보면, 반도체를 제외하고 2010년부터 대부분의 품목이 감소하고 있다.
이는 한국 주력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중국 등에 밀리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과 2018년에는 반도체 수출 폭증이 없었더라면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뻔했다.
(자료출처=한국무역협회)
(자료출처=한국무역협회)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 경쟁력에 최대 위협이 되는 국가는 말할 필요도 없이 중국이다.
한국의 수출산업은 2000년 이전에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저가 위주의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그런데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후에는 기술면에서 수직적 분업관계를 형성한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대중국 수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중국의 기술 추격이 본격화되면서 조선과 철강 등 전통 주력산업 뿐만아니라 LCD제품과 스마트폰 등 반도체를 제외하고 첨단 IT제품에 이르기까지 수출 경쟁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중국과 형성해왔던 수직적 분업관계가 무너지고 수평적 경쟁관계로 빠르게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부터 한국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반도체이다.
반도체 수출은 세계적 반도체 특수에 힘입어 2017년부터 폭증하고 있는데, 2018년 수출은 1,334억 달러로 전체 수출 6,104억 달러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즉 한국 수출의 1/5 이상이 반도체 수출인 것이다.
그 결과 반도체 상품수지 흑자는 2018년 896억 달러에 달해 전체 상품수지 흑자인 697억 달러를 200억 달러 가량 초과하고 있다.
즉 2017년부터 반도체가 한국의 상품수출 및 흑자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부품을 비롯하여 평판디스플레이(FPD)/센서, 철강판, 선박/해양구조물,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은 2010년을 기점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선박/해양구조물은 2011년 566억 달러에서 2018년에는 173억 달러로 70%나 감소했다.
수출 규모가 크지 않은 플라스틱제품과 석유화학중간제품만 수출이 증가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 중국과의 국제경쟁에서 밀리거나 중국 내수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품목들이다.
최근 반도체 수출이 집중되고 있는 중국과 미국, 홍콩, 베트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2010년 이후 한국의 전통적인 주 수출국가였던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정체 내지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이를 보완하던 대중국 수출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베트남, 인디아, 필리핀, 멕시코 등 신흥경제국에 대한 수출은 증가하고 있다.
(자료출처=한국무역협회)
(자료출처=한국무역협회)
이는 중국에 대한 기술우위가 점차 사라지면서 주 수출국이 아세안 등 신흥경제국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 기업들의 해외현지생산 투자와도 관련이 있다.
2000년 이후 중국에 대한 현지투자가 급증하면서 그와 연계된 수출도 급증하였으나, 2010년부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등 신흥경제국으로 현지투자가 옮겨가면서 그와 연계된 수출도 함께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특수가 소멸하거나 경쟁력을 잃게 되면 한국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
※ 본 칼럼은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