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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초점] 산이가 '기레기레기'를 발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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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그래 이건 니네 이야기 니네 이야기
진실은 외면하고 편파적 왜곡 보도
그러니까 사람들이 너넬 이렇게 부르는 거야

기레기레기 기레기레기 기레기레기레
기레기레기 기레기레기'

(산이 - '기레기레기' 中)

 

래퍼 산이(본명 정산)가 11일 일부 언론을 비판하는 곡 '기레기레기'를 발표했다. 지난 한달여 간 그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을 돌아보면 이유가 있는 행보다.

산이는 지난달 16일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을 계기로 쓴 곡인 '페미니스트'(FEMINIST)를 공개했다.

사회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의견을 표출해온 산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남녀 간 혐오 현상을 주제로 한 곡을 썼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데 실패했다.

산이는 제 3의 인물을 등장시켜 겉으로는 페미니스트인 척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자를 존중하지 않는 위선적인 사람을 비난했다. 동시에 구체적인 '여성 혐오' 사례들을 짚었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곡과 앨범을 선보여온 래퍼다운 전략었으나, 곡을 듣고 그의 의도를 이해한 이들 보다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더 많았다.

그로 인해 산이는 '여성 혐오' 가사를 쓴 래퍼로 몰렸다. 그의 오랜 팬조차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다.

그러자 산이는 "설정이 미약했다 보다"라며 자신이 부족했음을 인정했고, 가사를 일일이 해석한 게시물과 해명글을 올렸다.

해명글에서 산이는 "'페미니스트'는 여성을 혐오하는 곡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갈', '워마드'는 페미니스트가 아닌 '일베'와 같은 성혐오 집단이다"라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산이에게 '여혐' 프레임을 씌우고 계속해서 비난을 가했다.

그를 향한 비난은 온라인상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상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2일 열린 산이의 전 소속사 브랜뉴뮤직 합동 콘서트장에서 일부 관객은 산이를 조롱하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그들이 든 플래카드에는 '산하다 추이야'(산이야 추하다는 뜻) '산이 더 6.9cm 보이'(SanE the 6.9cm boy·6.9cm는 남성 혐오 커뮤니티 회원들이 남성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산이를 향해 조롱 문구가 적힌 돼지 인형을 던진 관객도 있었다.

이에 산이는 자신의 발표한 곡 '6.9cm'의 가사 일부인 "'워마드'는 독 페미니스트 노(no) 너넨 정신병"을 외쳤다.

이어 그는 '(당신들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데 내가 (당신들을) 존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연장에서 벌어진 산이와 일부 관객간 설전은 온라인상에서 큰 이슈가 됐고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매체는 산이를 "페미니스트는 정신병"이라고 '막말'을 한 '여혐 래퍼'로 몰았다.

산이는 "'워마드'는 독 페미니스트 노(no) 너넨 정신병"이라며 남성 혐오 커뮤니티를 비판했으나, 그의 발언 내용을 입맛대로 잘라 페미니스트들을 향해 "정신병"이라고 말한 것처럼 왜곡 보도한 것이다.

'메갈', '워마드', '일베' 등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극단적 성향의 세력들을 주로 비판하던 산이가 '기레기레기'라는 곡을 발표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산이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의 이름 앞에 '여혐' '막말' 등의 단어를 붙인 기사들을 읽으며 "답답하다. 너무 말도 안 되는 가짜 기사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펜으로 저를 먼저 공격했다"며 "저는 랩으로 제 할 말을 하겠다"며 언론 비판 곡을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보다 앞선 지난 5일에는 "공중파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었다"며 SBS 뉴스 보도를 공개 비판하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SBS 8 뉴스'는 지난 3일 '래퍼 산이 "페미니스트 NO, 너네는 정신병"…또 '혐오 발언'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산이 관련 이슈를 다뤘다.

해당 보도 영상에는 산이가 "'워마드'는 독"이라고 말한 부분이 담기지 않아 마치 산이가 "페미니스트 노(no) 너넨 정신병"이라고만 말한 것처럼 비춰졌다.

이에 대해 산이가 공개 비판에 나선 뒤 SBS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산이는 그 이후로도 자신의 발언 등이 기사 내용에 왜곡되어 담기는 일이 계속되자 언론비판곡을 발표하기로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비판의 범위를 점차 확대해나고 있다.

그는 최근 게재한 영상에서 음주 운전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냈고,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산이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어느덧 40만 명(11일 오후 기준)을 돌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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