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의 자택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동상이몽 방송장면)
검찰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기소여부 발표전 마지막 주말동안,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인의 빈소(殯所) 방문 외에는 특별한 일정없이 집에서 머무르며 내주 있을 검찰 발표에 대응키 위한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이 지사에 대한 기소여부 발표는 11일에 있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 지사는 검찰 발표 직후 기소 및 불기소 등 수사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측은 "(이 지사가) 특별한 일정없이 주말동안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여부 발표 후 이 지사가 기자회견까지는 몰라도, 입장을 내놓을 것이다. 기소가 될 경우와 불기소시 모두 도민, 국민들에게 수사결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달하지 않겠나" 라며 "공직선거법위반건과 트위터 계정주건 모두에 대한 입장을 어떤 형식으로든 발표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 지사가 기소, 불기소 모두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소여부에 따라 짧은 기간동안 기초단체장, 대권주자, 도지사 등을 역임한 지사의 정치인생 '명운(命運)'이 갈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소될 경우 이 지사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억울한 입장을 내세우며 법정에서의 치열한 공방을 예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으로도 출당에 몰리지 않기 위해 소위 '핍박 프레임'을 강조하며 지지자들을 결속, 잔류 명분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 기존 기소된 자치단체장들의 사례 처럼 급격한 '레임덕'이 올 수 있다. 또 재판에 에너지를 소진해야 하는 것과 비례해 도정에 전념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 지사는 재판 뿐 아니라 도청 내부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할 것으로 보여진다.
경기도의 한 간부 공무원은 "기소될 경우 이 지사가 인사, 감사 등 도지사의 권한을 더욱 강도높게 시행해 '레임덕' 등의 부작용을 차단·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판이 대법원까지 간다고 했을 때 유무죄를 떠나 재판 결과가 나오는 1년 가량의 시간 동안 도지사와 공무원들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불기소시에는 수 년간 지속돼 오던 여러 의혹들을 한번에 털어내게 되는 등 그야말로 더없는 기회가 될 전망으로, 대권 가도에 먹구름이 걷히는 것과 동시에 '잠룡'으로서의 위치를 한층 다지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정치평론가)는 "이 지사가 기소되지 않는다면 여러 의혹들을 말끔히 털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검찰수사가) 오히려 역으로 대선주자로서 당내에서 권력지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의 인식속에서도 상황이 유리해져 정치적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소가 된다해도 탈당, 출당은 어려울 것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재판으로 가면 항소 등을 통해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 기소 하더라도 말끔히 단순하게 끝나지 않고 정치적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이한형기자)
기소 여부를 두고 여러 의견들이 분분한 가운데, 이 지사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전 마지막 주말을 맞아 일요일에 지인인 A변호사의 빈소(빙모상) 방문 외에는 일체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SNS 활동도 극히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기존, 토요일과 일요일에 SNS를 통해 활발히 정치적 입장과 도정을 알리던 행보와는 대비되는 행보다.
이 지사는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대신, 수사결과 발표 후 취할 대응방안에 대해 측근, 변호사들과 논의하며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는 이번 수사건과 관련해 주말동안, 토요일인 8일 오전 페이스북에 한개의 글을 올리는 것에 그쳤다.
'검찰이 직권남용 기소 검토한다는 정신병원 강제입원?... 팩트와 증거'란 제목의 글과 관련 자료를 변호인단과 대변인실 명의로 올려 직권남용 등의 의혹에 대해 다시한번 자신의 입장을 공개한 것.
이 글에서 이 지사는 2012년 당시의 정신보건법과 형 재선씨의 정신질환이 있었음을 강조하며 연도별로 재선씨의 행적을 정리했다.
기소여부 발표전 가장 핵심이 되는 쟁점에 대해 사실상 마지막으로 혐의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셈으로, 해당 글에는 정치적 의미 없이 혐의에 대한 반박 입장을 기술한게 전부였다. 이는, '여론환기용' 이라기 보다 검찰을 상대로 법리적 대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주말 동안 트위터에도 특정언론이 자신과 관련해 보도한 기사가 500건을 육박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한 것 외에는 수사발표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지사측은 "이 지사가 주말동안 검찰의 수사발표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나름의 입장을 정리하겠지만, 자택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하는 가장 큰 목적은 도정에 전념, 준비하기 위함"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가 검찰 발표에 '심사숙고' 하는 것 못지 않게 검찰 역시 일요일인 9일, 휴일임에도 기소여부에 대한 최종 논의 및 검토를 거듭하고 있는데다, 혹여 공식 발표전 수사의 최종 결과물이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안유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