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둘째 주말인 9일 동장군이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쳤지만, 눈 쌓인 산과 스키장을 찾아 추위와 정면으로 맞서려는 레포츠 마니아들의 뜨거운 열기는 막지 못했다.
이날 강원 철원군 임남면 기온이 영하 20.6도, 화천군 광덕산 영하 19.9도, 서울 영하 14.6도, 대전 영하 9.5도, 충북 제천 영하 14도, 경북 봉화 영하 13.7도, 부산 영하 3.8도, 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곳곳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중부 내륙과 경북 북부 일부 지역에는 한파 특보까지 발효됐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서울은 오전 6시 기준 체감온도가 영하 16도까지 떨어졌다.
북극발 한파가 계속되면서 실외 관광지나 시가지는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눈 덮인 설산과 스키장, 대형 쇼핑몰, 극장가 등은 인파로 붐볐다.
이날 오후 1시까지 강원도 내 스키장을 찾은 스키어는 하이원 6천여명을 비롯해 용평 4천500여명, 비발디파크 4천여명, 휘닉스파크 5천여명 등으로 집계됐다.
제철을 만난 스키어들은 순백의 슬로프 위를 질주하며 겨울을 즐겼다. 그러나 도내 해변과 여타 관광지 등은 추위와 강풍으로 인해 찾는 이들이 급감했다.
주말마다 나들이객으로 붐비던 경기도 파주 광탄면 마장호수 흔들다리에는 9일 오후 1시 현재까지 평소 주말의 30% 선인 2천여명만이 찾았고, 임진각 관광지도 500여명이 찾아 한산했다.
주말마다 나들이객으로 붐비던 인천 중구 월미도 테마파크와 문화의 거리는 찾는 사람이 드물어 한적했다.
거리에 즐비한 조개구이집과 카페에도 손님 발길이 끊겼고 바다를 볼 수 있는 산책로도 조용했다.
인천대공원과 근린공원 등 도심 공원과 지역 산도 다소 한적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강화도 마니산을 찾은 입산객은 450여명으로 평소 주말 입산객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파주의 유명 아웃렛 2곳은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석모도 미네랄 온천에는 이날 오전에만 500명이 넘는 관광객 입장해 온천욕을 즐겼다.
충북 역시 며칠째 이어진 한파로 유원지와 국립공원 등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청호의 빼어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의 이날 오전 입장객은 1천여 명으로 지난 일요일의 3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속리산, 월악산 국립공원 입장객도 지난주 일요일에 비해 절반 아래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전체 입장객은 지난주 일요일 6천300여 명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청주 상당산성과 문의문화재단지 등 도심 인근 유원지에는 두툼한 외투 차림의 가족 단위 행락객들이 나와 한가한 휴일을 즐겼으나 평소보다 한산했다.
이날 음성, 충주, 제천, 단양, 괴산 등 5개 시·군엔 나흘째 한파주의보가 이어졌다.
대전·세종·충남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영하 1∼2도로 영하권에 머문 곳이 많은 가운데 주요 유원지와 거리 등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공주 국립공원 계룡산에도 지난주 일요일 9천300여 명의 절반에 불과한 4천500여 명의 탐방객이 찾았다.
광주와 전북·전남에도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도심과 주요 관광지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신 최근 내린 첫눈을 감상하기 위해 광주 무등산, 완주 모악산과 무주 덕유산, 정읍 내장산 등엔 등산객들이 모여들었다.
대구와 경북은 낮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며 비교적 추운 날씨를 보였다. 대구 팔공산이나 문경새재 등 유명산이나 대구 수성못 등 공원은 비교적 한산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쇼핑몰이나 백화점, 영화관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 발길이 이어졌다.
경남 일부 지역의 이날 최저기온은 영하 9.8도까지 떨어졌다.
지리산국립공원에는 오후 12시 기준 1천여명의 탐방객이 찾아 활짝 핀 천왕봉 일대에 핀 상고대 등을 감상하며 겨울 산행을 즐겼다.
경남 사천 바다 케이블카,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에는 이날 낮 12시 기준 각각 1천여명, 2천여명이 찾아 남해안 한려수도의 멋진 경치를 즐겼다.
부산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1도까지 떨어졌지만, 낮 최고기온은 5도까지 올라가는 등 점차 기온이 오르고 있다.
오전 발길이 뚝 끊겼던 해운대 해수욕장 등 바닷가엔 오후 들어 두툼한 외투 차림을 한 관광객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오륙도 앞 해안가 갯바위에 튄 바닷물이 얼어 동장군 위력을 실감케 했다.
쇼핑몰과 영화관 등이 몰린 해운대 센텀시티는 추위를 피해 휴일을 보내려는 시민들로 크게 붐볐다.
부산 대표 겨울 축제인 부산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가 진행 중인 부산 중구 광복로와 빛 축제가 열리는 해운대광장 일대에는 알록달록 화려한 밤 풍경을 보려는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설인 지난 7일부터 눈이 내린 제주 한라산은 수려한 경관을 뽐내며 산꾼들을 유혹했다.
8일 통제됐던 한라산은 9일 영실, 성판악, 관음사 등 주요 등반코스가 개방되면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6천명 이상의 탐방객들이 아이젠과 스틱, 방한복으로 무장하고 산을 올랐다.
차를 몰고 한라산 1100고지를 찾은 이들도 많았다. 새하얗게 옷을 갈아입은 1100고지 습지 탐방로와 전망대엔 한라산의 겨울 정취를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