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사진=박종민 기자)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지인 사무실이 있는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의 한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4월부터 7월 사이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성향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최근 검찰수사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이 6·4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른바 '세월호 정국'으로 당시 여권에 대한 여론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3일 이 전 사령관에 대해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고,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사령관 역시 당시 법원에 출석해 "우리 군인들에게 '모든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의 투신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군인으로서 오랜 세월 헌신해온 분의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영장 기각 후 이 전 사령관을 직접 소환·접촉하거나, 일정을 조율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현장에서 이 전 사령관의 유서를 확인하고 자세한 투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