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욱의 이적으로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로 활약하게 된 이승원(가운데)은 2018~2019시즌 개막 후 출전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사진=한국배구연맹)
도드람 2018~2019 V-리그는 지난 1일 3라운드가 돌입하며 정규리그 전체 일정의 1/3 지점을 통과했다. 6라운드로 진행되는 정규리그에서 2라운드까지는 각 팀의 변화를 체감하는 시기다.
2라운드까지 남자부는 개막 후 12경기 전패를 기록 중인 최하위 한국전력(승점4)을 제외한 6개팀이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쳤다.
2라운드까지 대한항공이 9승3패(승점28)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OK저축은행(8승4패.승점24)과 현대캐피탈(9승3패.승점23)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였다. 그 뒤를 1라운드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한 우리카드(6승6패.승점19)가 50% 승률로 추격했다. 삼성화재(7승5패. 승점17)와 KB손해보험(3승9패.승점11)이 쫓고 있다.
우승 후보 대한항공이 초반부터 힘을 내는 가운데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의 선전이 돋보인다. 특히 현대캐피탈이 주전 세터 교체라는 큰 변수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성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문성민과 전광인, 여기에 파다르라는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가 가세한 현대캐피탈이라는 점에서 올 시즌의 기대감이 배가됐다. 하지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전광인의 보상선수로 주전 세터 노재욱(우리카드)를 내줘야 했던 출혈도 컸다.
현대캐피탈과 최태웅 감독의 스피드 배구를 이끌었던 세터 노재욱이지만 그는 팀을 떠나서도 자기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 노재욱과 이승원, 결과로 보는 둘의 차이최태웅 감독은 마치 3년 전 자신이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최태웅 감독은 부임 후 노재욱의 트레이드 영입을 통해 주전 세터를 바꿨다. 당시 프로 2년차였던 노재욱은 가능성을 인정받은 재목이었지만 최태웅 감독의 지도로 스피드 배구의 중심에 섰다.
이승원도 마찬가지다. 노재욱과 입단 동기지만 줄곧 2인자의 자리에 만족해야 했던 이승원은 노재욱의 이적으로 2018~2019시즌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로 낙점됐다. 하지만 이승원을 향한 의문부호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노재욱과 이승원의 주전 첫 시즌 초반 성적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현대캐피탈은 2015~2016시즌 주전 세터 노재욱이 1라운드에 4승 2패를 기록했고, 노재욱의 허리 부상으로 이승원 체제로 2라운드를 치러서도 4승2패였다.
3라운드 들어 노재욱이 컨디션을 회복해 초반 3경기에서 이승원이 선발로 나서고 노재욱이 경기 중 교체 투입된 경기도 모두 승리했다. 이후 노재욱이 남은 3경기에 출전해 2연패 뒤 승리로 전반기를 마쳤다.
2018~2019시즌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이 출전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1라운드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손가락을 다쳐 신인 세터 이원중 체제로 6경기를 치러 3승3패를 기록했다. 이후 이승원이 돌아와 3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3라운드 2경기도 모두 이겼다.
주전 세터가 바뀌며 불안감은 어쩔 수 없지만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이 출전한 경기에서 패하지 않으며 불안을 기대로 바꿔가고 있다. 3시즌 전 노재욱처럼 시즌 초반 부상 공백을 빠르게 딛고 착실하게 승리를 쌓는 중이다.
그러는 사이 노재욱도 잠시 몸담았던 한국전력을 떠나 우리카드로 이적해 빠르게 새 팀의 안정화를 이끌고 있다. 노재욱과 이승원은 올 시즌 서로의 이름을 내건 진검승부를 통해 한선수(대한항공)의 뒤를 이을 한국 남자배구의 1번 세터 경쟁까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