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무진들이 3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와 일정을 두고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앤드루 김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어제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한 것으로 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G20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대화 의지를 표명하자마자 물꼬가 터진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남은 합의를 마저 다 이행하기를 바라고, 또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고 말하며 강력한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
현재, 김 센터장이 만난 북측 인사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김 센터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모든 방북에 함께하는 등 숱한 대북 교섭에 함께했다는 점에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팀을 이루고 있는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직접 만나 5시간가량 회동을 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1월 또는 2월에 가지려고 한다"며 회담 장소도 3군데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회동에서 김 센터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전달하고, 내년 초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본격적인 대화 재개를 앞두고 두 차례 연기된 북미고위급회담 일정을 다시 조율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에 빠진 이유가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찰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 간 의견차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므로, 이번 접촉에서 이를 조율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새로운 대안을 공유했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미간 접촉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로서는 북미 간 후속협상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앤드루 김 센터장은 오는 20일을 끝으로 CIA에서 사직하고, 공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