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탁구협회 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캡쳐)
부산시탁구협회 내부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협회 부회장단이 회장을 상대로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관련기사=11.30 부산시탁구협회 횡령 의혹…감사 결과 놓고 수개월째 재조사]
협회 통합 이후 내재해 있던 생활체육계와 엘리트체육계간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부산시탁구협회 부회장 3명과 감사 1명 등 임원진은 지난 10월말 부산탁구협회 양재생 회장을 상대로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의 주요 내용은 올해 초 내부 감사를 통해 드러난 협회 자금 횡령 등 비리 의혹에 대해 양 회장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부회장단은 진정서에 "협회가 올해 초 협회사무국의 자금 횡령과 유용건을 확인했지만, 2월에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정상적으로 결산을 하지 않고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3월에 열린 정기총회에서도 감사 지적 사항 등에 대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회장단은 무엇보다 협회가 수사 의뢰 대신 선택한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제대로된 활동을 하지 않아 비리 의혹을 내부에서 지연 또는 무마하려는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부산시탁구협회 A 부회장은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 사법당국에 수사의뢰를 하자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꾸려 재조사를 하기로했다"며 "하지만, 공정위는 8월까지 단 한 차례의 모임을 갖는 등 조사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부회장단의 회장을 상대로한 진정이 그동안 곪아 있던 협회 내부의 생활체육계와 엘리트체육계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6년 생활체육을 중심으로 하는 부산시탁구연합회와 엘리트체육계의 부산탁구협회가 통합된 이후 잠재되어 있던 양측의 갈등이 이번 비리 의혹과 맞물려 표출됐다는 것이다.
실제, 양재생 회장은 부회장단의 이번 진정건이 협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애쓰는 자신의 활동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탁구협회 양재생 회장은 "내부 자정을 위해 꾸린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협회를 투명하고 바르게 운영하려는 노력을 흔들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르면 4일 스포츠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내놓는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 조사 자체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 협회 구성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져 결과를 놓고도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