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떠나는 최강희 감독의 마지막 고언(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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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든든한 지원 덕에 지난 13년간 전북 현대를 지방 연고 클럽의 한계를 뛰어넘은 아시아 최고 수준까지 성장시켰다. 하지만 최근 K리그의 흐름은 오히려 전북의 투자를 부러워하면서도 섣불리 따르지 않는 분위기였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오래 몸담았다가 떠나는 사람의 쓴소리는 더욱 뼛속 깊이 박힌다. 최강희 감독이 그랬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3일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받았다.

2005년 여름 전북의 지휘봉을 잡고 감독 생활을 시작한 최강희 감독은 줄곧 한 팀에서만 6번의 감독상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북에서만 프로축구 통산 최다승인 229승을 기록하며 6번의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1회도 곁들였다.

그런 최강희 감독은 2018년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난다. 2019년부터는 자신에게 오랜 관심을 보였던 중국 슈퍼리그, 그중에서도 톈진 취안젠의 지휘봉을 잡는다. 전북은 ‘최강희 시대’의 마침표를 찍으며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후임 감독을 선임하고 선수단 정비에 나서는 등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최강희 감독의 이동은 전북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북의 선수단 개편 효과는 K리그 전반에 연쇄효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최강희 감독이 새롭게 맡을 톈진의 한국인 선수 영입 가능성이 제기되며 단순히 한두 팀이 아닌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프로축구리그가 연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K리그를 지켜본 최강희 감독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K리그 시상식을 앞두고 만난 최강희 감독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보다 자칫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친정팀 전북, 그리고 K리그의 발전을 위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중국 무대로 떠나는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돌풍을 일으킨 김종부 감독의 경남FC와 같은 현대가(家)의 울산 현대의 2019년 선전을 기원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최근 최강희 감독의 전북은 사실상 유일하게 K리그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2009년 첫 우승 이후 10년 동안 6개의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역으로 전북처럼 투자하는 라이벌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1강’이라는 평가는 전북도, 타 팀도 씁쓸한 입맛을 남겼다.

이에 최강희 감독은 “K리그가 몇 년째 축소되고, 위축되고 있다. 예전부터 계속 이야기했던 부분이지만 지금처럼 경쟁력이 떨어지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위 팀은 자기 팀에 맞는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최강희 감독은 “그래야 좋은 선수들이 K리그를 지킬 수 있다. K리그는 분명 경쟁력이 있고 좋은 리그다.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전북에 이어 K리그1에서 상위권 순위를 낸 경남FC와 울산 현대가 2019시즌에도 선전을 해주길 당부한 최강희 감독은 씁쓸한 미소와 함께 “이제 정든 K리그를 떠나 중국 무대로 간다. K리그의 발전을 기원하며 떠나겠다”는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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