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940년대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국어사전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영화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경성에서 말과 마음을 모아 비밀리에 사전을 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유해진이 까막눈 김판수 역을, 윤계상이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제목에서 보듯이 영화는 한국 최초의 현대적인 국어사전 '말모이' 탄생 뒷이야기를 담아냈다. 일제 억압 속에서 우리말을 지켜내려고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지 눈길을 모은다.
유해진은 "참 순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관객들이 까막눈을 통해 사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것 같았다. 김판수는 한심한 가장이면서도 무식한 인물인데 학회에 들어가 후반으로 갈수록 변화한다. 글을 깨우쳐 한글을 알아간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자신이 맡은 역할을 밝혔다.
윤계상 역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이런 좋은 이야기가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보통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영화로 보면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택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감당해야 했다. 배우로 연기를 한 것이지만 당시 우리나라를 위해 애썼던 분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촬영하는 내내 '마음앓이'를 했던 것 같다"라고 '말모이'를 찍으며 자신이 느낀 역사적 의미를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미 '소수의견'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말모이' 현장에서는 더욱 친근하고 편하게 서로 연기를 펼쳐나갔다고.
유해진은 "윤계상과 이미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말모이'에서는 불필요한 것 없이 편하게 호흡했다. 늘 옆에 있는 사람처럼 편했고 마치 '드립커피' 같은 사람"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말모이'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에 윤계상도 "'소수의견'에서 유해진의 위트와 진정성을 모두 봤다. 이번에도 역시 대단하더라. 과거보다 그 열정에 100배 더 감동했다. 정말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냥 유해진이라는 사람 자체가 좋다"라고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말모이'는 '택시운전사' 각본을 쓴 엄유나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택시운전사'가 진정성 있는 드라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처럼 '말모이' 역시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기대하게 한다.
엄 감독은 우리말 사전 '말모이'를 소재로 선택한 것에 대해 "일제강점기를 다룬 작품은 대부분 독립군이나 위대한 영웅을 떠올리기 쉽다. '말모이'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사람들의 작은 행동이 모여 큰 일을 만드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엄 감독에게는 영화 역시 한 권의 사전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말모이'를 편찬한 것처럼 영화 '말모이'도 한 사람만이 빛나는 영화가 아니었다. 이런 영화가 되기 위해서는 캐스팅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엄 감독은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사전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적용이 된다. 사람들이 빛나는 영화가 됐으면 해서 캐스팅에 욕심을 많이 냈다. 애초에 유해진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유해진 외에는 말 맛을 살릴 배우가 떠오르지 않았고 윤계상은 그 동안 힘든 도전을 많이 해 온 것을 봤다.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과 비슷한 모습이었다"라고 각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를 덧붙였다.
영화 '말모이'는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