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년 동안 전북현대를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이 2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별전인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전북현대와 경남FC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고별전을 앞둔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 KEB하나은행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정규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녹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실로 들어왔다.
옅은 미소를 띤 최강희 감독은 취재진과 인사한 뒤 한숨부터 몰아쉬었다.
최 감독은 낮은 톤의 목소리로 "심적으로 매우 힘들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제 전북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슬픈 감정이 많이 들었다"라며 "그러나 최근 만난 많은 팬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격려해주고 위로해 줘 힘이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북은 또 다른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나도 멀리서 응원하겠다. 선수단과 팬들이 많이 생각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5년 전북 감독으로 부임한 뒤 K리그 통산 6차례 우승을 일궈낸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막판 우승을 확정한 뒤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과 계약했다.
전북은 한국에서 더 이룰 것이 없는 최강희 감독의 중국 진출을 기쁘게 허락했고, 최강희 감독은 전북과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해피 엔딩'이었지만, 막상 이별을 앞둔 최강희 감독은 심적으로 많이 흔들리는 듯했다. 그는 "선수들의 얼굴을 직접 보기가 힘들어 오늘 팀 미팅에 들어가지도 못했다"라며 "그러나 나는 떠나지만, 전북은 또 다른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여러 수식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라는 말에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며 "전북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잡았던 목표는 얼추 이룬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다만 2만~3만명의 평균 관중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공식적으로 오는 14일 중국에 들어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그 전에 몇 차례 중국을 오가며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 구단은 이날 최강희 감독에게 기념패를 수여했고, 전주시는 명예 시민증을 줬다.
전북 선수들은 전반 14분 로페즈의 득점 때 최강희 감독에게 큰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