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축구를 사랑하는 유아들이 총출동한 '2018 유아 축구교실 왕중왕전 축구대회'가 주관사인 서울시축구협회의 졸속 행정으로 인해 찜찜함을 남겼다. 피해는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 선수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서울시 25개 구 대표들이 참여한 이번 대회는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양일간 예선과 결선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인해 25일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열렸다.
하지만 대회는 서울시축협의 무능한 행정으로 인해 우승팀도, 참가한 다른 팀들 모두에 상처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이 대회는 재작년까지 참가 연령이 8세 이하였다. 초등학교 1학년생까지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 대회 10월 초 25개 구에 발송된 공문에도 8세 이하로 명시돼있다.
그러나 서울시축협이 이후 참가 연령을 7세 이하로 조정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수정된 공문을 다시 보냈지만 최초 공문 발송 당시 참가 의사를 밝힌 팀이 없었던 양천구를 누락하는 과오를 범했다.
결국 양천구는 8세 이하의 선수로 꾸려서 대회에 참가하라는 공문만 받은 상황. 변경된 내용을 알 리 없는 양천구 소재의 A팀은 8세 이하 초등학생 5명과 7세 이하 4명으로 선수단을 꾸려 대회에 나섰다. 최초 발송된 공문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 구성이다.
A팀은 대회에 참가한 뒤에야 7세 이하로 선수를 구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미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였다. 서울시축협은 이같은 사실은 뒤늦게 파악하고 A팀을 실격 처리했다.
대회규정 제 6조 대회벌칙규정에도 '경기 도중 또는 종료 후라도 부정선수가 발각되었을 경우 성적에 상관없이 실격으로 한다'고 명시돼있다.
최초 발송된 '2018 유아 축구교실 왕중왕전 축구대회' 개최 요강에는 선수 자격이 8세 이하로 명시돼있다. 하지만 서울시축구협회가 이후 7세 이하로 변경된 공문을 발송하는 과정에서 양천구를 누락하는 과오를 범했다.
하지만 A팀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바뀐 공문을 받았다면 7세 이하로 선수단을 꾸려 나왔을 텐데 서울시축협의 행정 실수가 고스란히 자신들의 잘못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대회가 시작하기에 앞서 서울시축협이 더욱 꼼꼼하게 참가팀들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문제다. 선수단의 나이도 학부모들의 지적으로 인해 서울시축협이 파악한 부분이다.
결국 이같은 문제로 대회가 지연되자 서울시축협은 A팀의 1차전 결과를 몰수패로 처리했고 A팀은 8세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로 경기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정상에 올랐지만 A팀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A팀의 감독은 "우리가 마치 규정을 알고도 무시한 채 출전한 것으로 비쳐 너무나 안타깝다.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들도 다른 팀들과 같이 시간을 쪼개 대회에 참가했다. 아이들의 노력이 폄하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대회 운영에 책임이 있는 서울시축협 관계자는 "운영에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 인정한다. 하지만 다른 팀 학부모들이 제기한 특정팀 편의 봐주기 등은 절대 없었다"며 "이번 문제로 상처를 입은 팀들과 학부모들을 찾아가 사과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에 발생한 모든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아직 내부적으로 소집 문제가 있어 당장은 어렵지만 조만간 징계위원회가 열릴 계획이다"라며 "만약 일정이 늦어지면 나 스스로 징계위원회를 요청할 생각이다. 중징계, 자격 정지 등도 달게 받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