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 씨.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고(故) 노회찬 의원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49) 씨가 노 의원에게 전달한 것은 돈이 아니라 차(茶)였다고 29일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김씨는 20대 총선 직전이던 2016년 3월 노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2천만원은 노 전 의원이 경제적 공진화모임의 아지트인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자리에서, 3천만원은 노 전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김동원씨는 이에 대해 "2천만원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노 전 의원이 거절했다"며 "고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게 좀 그렇지만, 액수가 본인 생각보다 적어 실망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3천만원과 관련해서도 김씨는 "쇼핑백에 느릅차를 넣었는데, 그걸 전달한 측근과 그걸 받은 노 전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모두 (사실 관계를 모르기 때문에) 그걸 돈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항변했다.
또한 그는 "당시 경공모 회원들의 채팅방에 (노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알린 것은 회원들이 실망할 것을 우려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씨는 이후 불법 자금 전달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별도로 현금 4천여만원을 마련해 실제로 전달하지는 않은 것처럼 사진까지 찍어 범행을 은폐한 것은 전 부인의 아이디어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의 전처 최모씨는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며 "회원으로부터 돈을 빌려 자금을 마련한다는 일에 대해 김씨로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다"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