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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닷 논란'으로 촉발된 스타 부모 향한 '빚투'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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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사진=뉴스1 제공)

 

연예인의 부모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빗댄 '빚투'(#빚too·나도 떼였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빚투' 움직임은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를 둘러싼 사기 의혹이 이슈가 된 뒤 촉발됐다.

이달 들어 온라인상에서는 20년 전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마이크로닷 부모가 친척과 이웃 등에게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이 화제를 모았다.

19일 이 같은 논란이 기사화되자 마이크로닷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며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경찰에 피해 사실이 신고된 확인서류가 공개되고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그러자 마이크로닷 측은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했고, 침묵이 길어질수록 마이크로닷을 향한 비난 여론은 거세졌다. 마이크로닷이 사기 의혹에 휘말린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던 것이 경솔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어린 시절 돈이 없어서 수제비만 먹고 자랐다" 등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했던 발언도 문제가 됐다. 예능에서 힘든 가정사를 극복하고 성실하고 긍정적인 청년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얻은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사기 의혹에 휘말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이크로닷의 그간의 행보와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결국 마이크로닷은 21일 침묵을 깨고 "부모님과 관련된 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뒤늦은 사과에도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25일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도 자진 하차다. 경찰은 재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에 대한 신병 확보를 위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 도끼·비·휘인·차예련으로 이어진 '빚투'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주장의 글은 지난해부터 게재됐지만, 큰 관심을 불러 모으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조용히 묻힐 뻔했는데, 마이크로닷이 논란을 빠르게 진화하기 위해 "사실무근이며 법적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관련 증거와 증언이 쏟아져나온 뒤 역풍을 맞으면서 핫이슈가 됐다.

이후 연예인 부모에게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 인터뷰를 통한 폭로가 잇따랐다.

도끼

 

26일에는 래퍼 도끼의 어머니가 1천만 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고 주장하는 이가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같은 날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수 비의 부모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글의 게시자는 떡가게를 운영하던 비의 모친이 과거 자신의 부모에게 2천300만 원 상당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폭로는 하루 뒤인 27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명 걸그룹 마** 멤버 중 한 명의 아버지가 우리 집안을 풍비박산 내놓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의 게시자는 해당 멤버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2천만 원을 빌렸지만 갚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전주 지방법원에서 받은 판결문을 공개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마마무 멤버 네 명 중 전주 출신인 화사와 휘인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에 글 게시자는 '화*는 아닙니다'라며 해당 멤버가 휘인임을 암시했다.

가수 비(자료사진/이한형 기자)

 

도끼, 비, 휘인 모두 부모의 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달궜다. 각기 사안이 다른 만큼 대응 방식은 달랐다.

도끼는 관련 보도가 나온 당일 어머니와 함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해 "민·형사적으로 다 종결된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1천만 원은 내 한 달 밥값"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경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로 인해 여론이 악화된 뒤에는 태도를 바꿔 "피해자분과 오해를 풀고 1천만 원을 변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며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28일 공식입장을 냈다. 소속사는 "피해 주장 당사자 분들은 비 측에게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폭언을 하고 1억 원의 합의금을 요청했다"며 "비는 공정한 확인 절차를 통해 확인되는 금액만 아들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액 변제할 것"이라고 했다.

부모의 채무를 변제하는 것과 별개로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대응 의사를 밝혔다. 소속사는 "피해 주장 당사자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잠적', '사기', '문전박대' 등의 표현으로 비는 물론 비의 아버지와 고인이 되신 어머니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민형사상의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마무 휘인(자료사진/이한형 기자)

 

그런가 하면, 휘인은 해명 과정에서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그는 "부모님은 2012년 이혼을 하셨고, 현재 저는 친아버지가 어디에 사시고, 무슨 일을 하시고, 어떻게 지내시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피해 사실을 접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가족들과 상의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연예인의 부모를 향한 '빚투' 움직임은 끊이지 않고 있다.

28일에는 배우 차예련의 아버지가 딸의 이름을 언급하며 돈을 빌린 뒤 사기를 저질렀다는 보도가 추가로 나왔다. 이를 보도한 마이데일리는 피해자의 자녀가 차예련의 실명을 거론하며 제보를 해와 취재에 나섰다고 밝혔으며, 차예련은 이 매체에 "열아홉 살 이후 15년 동안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살아왔고, 10년간 빚을 갚기 위해 저 나름의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털어놨다.

◇ "각 사건별로 신중히" 의견 늘어

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 하는 '연좌제'는 폐지됐지만, 최근 부모 관련 문제로 이슈의 중심에 선 연예인들은 대체로 아들이자 딸로서, 그리고 대중의 사랑을 받고 영향력이 커진 유명인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배우 차예련(자료사진/황진환 기자)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CBS노컷뉴스에 "부모의 채무를 갚을지 말지는 연예인 본인의 선택이지만, 피해자가 있고 가족이 남에게 안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을 대중이 아는 상황에서 해당 연예인이 TV에 나와 화려한 생활상을 소개하면 대중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활동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연예인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감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빚투' 움직임을 보는 대중의 시선은 엇갈리는 중이다. 사기 피해를 입어 오랜 시간 고통 받은 이들이 뒤늦게나마 피해를 보상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연예인 본인이 저지른 일이 아닌 만큼,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연예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특히 마이크로닷 논란 건과 달리 부모와 아예 연을 끊은 경우임에도 실명이 거론돼 피해를 보는 연예인이 생겨나고, 피해자들의 주장이나 요구가 과도해 보이는 폭로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빚투' 움직임을 각 사건별로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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