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고교생 서명진. (사진=KBL 제공)
"가드는 타고 나야 하는데 그런 센스가 있더라고."
신인 지명을 위해 단상에 오른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입에서 서명진(부산중앙고, 187.7cm)의 이름이 나왔다. 이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가드가 1라운드 3순위로, 그것도 유재학 감독의 선택을 받은 깜짝 선발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일찌감치 서명진 선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드래프트에 앞서 "최근 KBL에 제대로 된 가드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가드는 타고 나야 하는데 그런 센스가 있는 선수"라고 서명진을 칭찬했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2라운드까지 18경기 15승3패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미래를 내다본 선택이었다. 전현우(고려대) 등도 고려 대상이었지만,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는 아니다. 팀에 적응할 시기에 군에 입대해야 한다. 반면 서명진에게는 4년이라는 여유가 있다. 유재학 감독은 "당장보다는 미래를 봤다"고 강조했다.
KBL 역대 두 번째 고교생 1라운드 지명이다. 앞서 2015년 삼일상고 졸업을 앞둔 송교창이 서명진과 같은 전체 3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중앙대 1학년 때 드래프트에 나온 부산중앙고 선배 양홍석(KT)과 함께 서명진이 일찌감치 프로행을 결정한 이유다.
서명진은 "높은 순위는 예상 못했고, 1라운드 중후반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송)교창이 형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고, 다치면서 대학과 프로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대학도 많이 배울 수 있겠지만, 프로에서는 세심한 것 하나 하나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양)홍석이 형도 얼리로 나가는 것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조언과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전체 3순위라고 하지만, 아직 고교생이다. 무엇보다 이번 드래프트는 최악의 세대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서명진도 당장 뛰는 것보다 성장이 목표다.
서명진은 "잘하는 선배들도 많고, 유재학 감독님 밑에서 배울 수 있어 좋다. 좋은 선배들에게 더 배워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게 우선이다. 뛰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면서 "포지션이 가드인데 유명한 양동근 선배에게 수비, 마인드, 운영 등 하나 하나 배우고 싶다. 또 이대성 선배를 롤모델로 삼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명진의 장점은 포인트가드로서는 나름 큰 키다. 여기에 유재학 감독이 말한 대로 센스가 있다. 시야가 넓다는 평가다. 다만 프로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웨이트가 필수 과제다.
서명진은 "장점은 포인트가드로서 신장이 큰 것이다. 패스 시야, 2대2 플레이, 슛 등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이 장점"이라면서 "선배들의 멘탈을 배우고, 고칠 점은 고치겠다. 가장 부족한 것이 웨이트인데 보완해서 팀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